국제 국제정치

美, 이란 경제 공격 'D-1'...이란 도우면 "함께 고립" 경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베선트 재무 장관, 24일 이란 경제 제재 발표 예고
발표 전날 FT 기고문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 겨냥
석유 무역, 금융 거래 등 이란과 "공모"하면 "함께 고립" 경고
경제 고립으로 무력 사용 없이 전쟁 끝낼 수 있다고 주장
이란 "대응 시나리오 있어, 제재는 군사 패배 인정하는 것"
이란 석유 대량 구입하는 中 겨냥 제재 가능성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에 극단적인 경제 제재를 예고한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이란을 돕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란은 제재에 대응할 방법이 있다며 미국이 제재를 통해 패배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美 재무, 세계 각국에 이란 고립 동참 촉구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란에 경제적 D-데이가 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앞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었던 'D-데이(1944년 6월 6일)'를 언급하고 이란에 대규모 경제 제재를 가한다고 예고했다. 동시에 해당 조치가 "경제적 D-데이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베선트는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 제재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그는 기자회견 전날에 올린 FT 기고문에서 "지금까지 적국을 상대로 동원된 최대의 단일 금융 공격인 경제적 D-데이가 새벽과 함께 시작될 것"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몇몇 국가들이 평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이란의 공격적인 행위를 묵인하고 있으며, 이란 정부가 그런 국가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선트는 이란의 조력자들이 △이란 석유 제품 구입 및 운송 △이란과 금융·상업 거래 △이란 항공기 착륙 및 등록 허용 △이란산 유류 해상 환적 묵인 △이란 관련 불법 금융거래 묵인 등으로 이란과 "공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선트는 "간단히 말해 이 나라들은 (이란) 정권을 달래는 것이 더 안전한 길이라고 계산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일을 지속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베선트는 "쇠락하는 정권의 금융 동맥 역할을 하는 국가는 그 정권과 함께 고립될 각오를 해야 한다"며 "테러의 피난처가 된다는 것은 미국의 눈에 국제적으로 고립된 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과 경제 관계를 끊는 국가들이 국제 자본 접근성, 시장 신뢰 면에서 이익을 얻겠지만 이란과 계속 거래하면 "지속적인 번영으로 가는 길이 차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베선트는 "우리의 목표는 폭압적인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 이란 정부가 홀로 남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핵능력과 군사력을 파괴하는 작업이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란의 "전면적인 금융 고립은 미국의 무력 사용 필요성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영묘에서 역대 이란 최고지도자들의 초상을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영묘에서 역대 이란 최고지도자들의 초상을 배경으로 연설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이란 "美 제재 대응 시나리오 있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호세인 모헤비 준장은 23일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우리는 적의 전쟁에 따른 적대적 효과에 대응할 시나리오가 있으며 다른 국가와 쉽게 경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게 경제적 전쟁과 막대한 경제적 작전을 선언했지만 이는 적이 군사 분야에서 수치스럽게 패했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의 모센 레자에이 신임 사무총장은 22일 인터뷰에서 이란 주변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란 포위 및 봉쇄 작전에 동참할 경우 호르무즈해협을 더욱 철저히 봉쇄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나라에서 나온) 단 한 방울의 원유도 해협을 통해 수출되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 대표는 23일 미국 CNBC를 통해 이미 이란에 적용된 경제 제재가 막대하다며, 미국이 어떤 제재를 추가할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해상 수출 원유 중 약 80%를 수입하는 중국이 제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먀오더위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17일 수도 베이징에서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크로프트는 "이란은 여전히 ​​상당한 파괴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문제는 추가적인 경제 제재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불리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 국영 IRNA방송을 통해 미국과 이란 강경파를 동시에 설득했다. 그는 지난 6월에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 합의에는 항복에 해당하는 조항이 단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안이 종전 양해각서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장관·오른쪽)이 지난 5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장관·오른쪽)이 지난 5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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