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집 사려고 모은 돈인데"…3년 모은 2000만원 처제에게 준 아내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내 집 마련을 위해 3년간 모은 돈 2000만원을 아내가 상의 없이 처제에게 보낸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분통을 터뜨렸다. 부부가 함께 저축한 돈이 처제의 결혼 비용으로 사용됐지만, 남편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다고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와이프가 처제 결혼자금으로 이천을 몰래 보냈네요'라는 글에는 부부 공동 자금을 둘러싼 갈등이 전해졌다.

글을 올린 A씨는 전날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통장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다가 자신이 알지 못했던 이체 기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통장에서는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 각각 1000만원씩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됐다. 총 2000만원을 받은 사람은 모두 아내의 여동생인 처제였다.

돈을 보낸 이유를 묻는 남편에게 아내는 동생의 결혼 비용을 지원했다고 답했다. 남편이 사전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따지자 아내는 "말하면 당신이 반대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아내의 답변에 A씨는 더 큰 화가 났다고 했다. 남편의 반대를 예상하면서도 공동 자금을 사용하기 전에 의논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A씨 부부는 자녀 2명을 키우며 전셋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남편은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아내는 마트 계산원으로 일한다. 두 사람의 월 소득은 합쳐도 5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처제에게 전달된 2000만원은 부부가 주택 구입을 목표로 3년 동안 저축한 돈이었다. A씨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금연까지 하며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금액이 가족의 주거 계획에 필요한 돈이었다며 "그 돈이 저희가 3년 동안 아껴서 모은 내 집 마련 통장에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호소했다.

처제 부부가 자신들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는 점도 A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는 처제의 남편이 공기업에 재직 중이며, 처제 역시 결혼 과정에서 시댁의 지원으로 아파트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전세로 생활하는 자신들의 형편과 비교하면 2000만원을 지원한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A씨는 처가에서도 금전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명절 장모가 "김 서방, 고맙네"라고 인사했을 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뒤늦게 아내의 송금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당시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친구 부부의 경우를 떠올리기도 했다. 친구의 아내는 친정에 물건을 보내거나 시댁을 챙길 때 남편과 먼저 의논한다며 그런 관계가 부러웠다고 전했다.

반면 A씨는 자신의 아내가 2000만원이라는 큰돈을 상의 없이 처제에게 보냈다는 사실에 신뢰가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아내는 언니가 결혼을 앞둔 동생에게 그 정도 금액은 지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동생을 사실상 키우다시피 했기 때문에 엄마와 비슷한 마음이라는 말도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도 아내가 여동생을 각별히 아끼는 마음은 이해한다고 밝혔다. 자신 역시 처제의 결혼식에 축의금 50만원을 냈고, 신혼여행을 떠날 때는 공항까지 차로 데려다줬다고 했다. 형부로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는 자녀들의 주거 문제를 놓고도 다퉜다. A씨가 전셋집에서 생활하는 자녀 2명의 미래를 이야기하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당신은 돈밖에 모른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편은 돈보다 가족의 주거 환경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는 "돈밖에 모르는 게 아니라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처제에게 전달된 돈을 돌려달라고 하거나 처가에 직접 항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내와는 전날 저녁부터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자녀들까지 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아빠, 엄마 싸웠어?"라고 물을 정도라고 했다.

심리적 충격으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손이 떨려 매장에서 손님을 제대로 응대하기 힘들다며 퇴근 후 아내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부 공동 자금을 일방적으로 사용한 아내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모은 돈을 왜 상의도 없이 쓰냐", "이혼감 아닌가" 등의 반응을 남겼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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