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젊은이들 '마마보이 증후군'
파이낸셜뉴스
2000.08.08 04:54
수정 : 2014.11.07 13:27기사원문
‘엄마’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마보이’가 유독 많은 곳이 이탈리아다.
근착 뉴스위크지에 따르면 30세 미만 이탈리아 청년 가운데 70% 이상이 부모와 함께 산다. 설사 결혼해 분가한다 해도 부모집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둥지를 튼다. 부모가 있는 18∼64세 이탈리아인 가운데 43% 정도는 ‘엄마’ 집으로부터 1km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른바 ‘마미스모’(이탈리아어 ‘마마보이 증후군’)다.
현재 이탈리아 청년층의 실업률은 32%선이다. 이탈리아 국립 통계연구소(ISTAT)에 따르면 젊은이들이 버젓한 일자리를 구하는 데 평균 4년 정도 걸린다.
교사·건축가 등 전문직업인이라고 해 봐야 월수입이 약 200만리라(약 1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로마·밀라노 같은 대도시 아파트의 월세는 100만∼150만리라다. 20대의 ‘독립선언’이 극히 드문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게다가 토리노대(大)의 키아라 사라세노 교수에 따르면 대학이나 직장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판에 공부나 일을 핑계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은 이탈리아인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가족과 떨어져 살 수 있는 계기는 결혼 뿐이다. 그러나 ‘엄마’가 밥 지어주고 빨래해 주는데다 ‘아빠’가 돈 벌어다 주니 평균 결혼연령은 갈수록 올라갈 수밖에 없다.
/ jslee@fnnews.com 이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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