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지불금 삭감 등 전면적 재검토 불가피

      2000.12.26 05:33   수정 : 2014.11.07 11:41기사원문

현대가 심혈을 기울여온 금강산 관광사업이 적자만 쌓이면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선도한 상징성 때문에 그동안 적자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돼왔다.이처럼 금강산 관광사업의 적자 폭이 개선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계속 불어나자 현대는 나름대로 두가지 갈래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타개책은 금강산 관광 유람선과 금강산 해상호텔 등에 내국인 카지노 허용과 금강산 관광 대가로 북한에 지불하는 금액의 삭감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대 측은 최근 “적자 폭이 워낙 커 내국인 상대 카지노 영업을 허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취지를 정부에 통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관광수입만으로 도저히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고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1%에 불과해 내국 관광객에게 카지노 사업을 하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마지막 돌파구”라며 “정부에 카지노 사업을 할 수 없으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또 지난 98년 금강산 관광사업을 따내면서 6년3개월의 사업기간동안 9억42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올 11월까지 3억3000만달러를 지급했다.다시 말해 이 사업을 계속하려면 앞으로도 6억1200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부터 북한측에 매달 1200만달러씩 지불하는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를 대폭 감액해줄 것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도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열린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을 계속하려면 북한이 관광사업 대가 중 50% 이상을 깎아줘야 할 것이라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은 현대측이 계약이행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은 이와 관련해 26일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편으로 금강산을 방문해 북한 아태관계자와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오전 금강산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정 의장이 금강산 방문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현대로서는 북한에 대한 관광대가 지불액 조정문제가 그만큼 절박한 입장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대 관계자는 이날 “현대아산이 몇차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500억원으로 늘려놨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금강산 관광사업만으로도 2년을 버티기가 힘든 형편”이라며 “북한에 제공하는 관광대가 액수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북사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의 공허한 사업이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현대는 금강산 개발사업을 포함한 대북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조만간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여 재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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