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쿠츠크 가스田 국내지분 증발

파이낸셜뉴스       2001.04.29 06:07   수정 : 2014.11.07 14:43기사원문



동북아지역 최대의 가스개발 사업인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의 한국기업 지분이 지난해말 외국회사에 완전히 넘어간 것이 뒤늦게 밝혀져 정부가 정밀추적에 나섰다.

특히 보유지분을 넘긴 기업이 과거 한보그룹 자회사였던 EAGC(옛 동아시아가스(주))여서 매각자금의 향방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EAGC는 지난해 12월 보유중이던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지분 7.1%(337만주)를 2∼3개 다국적 석유메이저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수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인 매각조건과 매각과정은 완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주 러시아의 루시아 석유회사 관계자에게 EAGC 지분문제를 문의한 결과 이미 지분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에 의해 지분이 거래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AGC는 지난 96년 8월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권을 가진 루시아 석유회사로부터 지분 27.5%(1237만5000주)를 2500만달러에 사들였다가 97년 한보그룹 부도 이후 국세청 등의 압류조치로 경영권을 박탈당하자 지분 20%(900만주)를 5790만달러에 러시아 시단코사를 통해 브리티시 페트롤륨(BP)사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EAGC는 이중계약을 통해 2520만달러에 판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작성, 차액 3270만달러를 스위스은행 등에 은닉한 것으로 당시 검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때 EAGC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의 4남 한근씨가 경영했었다.

정부는 이번 지분매각도 거래과정이 석연치 않아 매각대금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해외에서 그대로 증발돼 은닉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최근 지분매각 과정에 대해 경위조사를 벌였으나 EAGC의 실체조차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EAGC를 압류조치한 관할 세무서 역시 이같은 사실을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전세계 개발메이저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이르쿠츠크 사업 개발권이 정부가 손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외국에 고스란히 넘어간 점이다.

산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는 90년대초 한보의 사업착수 당시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가스전 개발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했으나 한보측은 이를 거부, 루시아석유회사의 지분 27.5%를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독자행보를 고집해 왔다.

이르쿠츠크 개발사업은 한·중·러 3개국이 공동으로 러시아 이르쿠츠크시 북방 450㎞에 위치한 코빅틴스크 가스전을 개발, 가스관을 통해 중국과 우리나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개발비용만 100억달러가 넘는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