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수급 공방속 시장차분

파이낸셜뉴스       2002.03.26 07:40   수정 : 2014.11.07 12:08기사원문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년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서울 외환시장은 의외로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최근의 원·달러환율 상승의 요인중 일부는 국내기업 주가 상승 및 그에 따른 차익실현기회 도래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전문가들도 상반기중 환율이 상승하다가 하반기부터는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연초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환율 상승에 편승해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것과 같은 투기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엔저로 환율 상승=최근 원·달러환율이 오르는 것(원화가치 하락)은 엔화가치 절하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에서 이달초 한때 126.36엔까지 떨어졌다가 26일엔 133.15엔까지 치솟았다.

엔화가치가 절하되면서 원화가치도 동반절하(원·달러환율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이달말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일본 기업들이 본국 송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엔화가치 하락세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따라서 4월부터는 다시 엔화가치가 절하추세(엔·달러환율 상승)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2월중 37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26일까지 약 5억달러어치(6600억원상당)의 주식을 팔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27일에도 2억달러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다 이달 주총을 마친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수요도 4월까지 총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이 합쳐져 원·달러환율이 지난해 4월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26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환율 1333원 선을 두고 치열한 매매 공방이 벌어졌다.외국인들이 보유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달러를 사기 위해 원·달러환율을 끌어올리면 곧바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출대금 팔자주문이 나와 환율을 끌어내리는 현상이 하루종일 반복됐다.

이같은 수급 공방은 현재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지극히 ‘정상적’임을 나타낸다.환율이 1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해도 달러 사재기와 같은 공황심리는 없다는 방증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일단 ‘이익실현’으로 분석하고 있다.본격적인 자금 이탈과는 아직 무관하다는 진단이다.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국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 역내에서 대체할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화경제연구원의 강명훈 책임연구원은 “주식을 대량매도하고 달러를 사들일때 발생하는 환차손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을 이탈할 상황은 아직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엔화가치 절하는 여전히 변수=씨티은행의 오석태 조사담당 부장은 “엔화환율이 달러당 135엔까지 솟구치면 원·달러환율도 1350원이상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책은행의 한 국제외환시장 담당 딜러도 “엔화가치가 매년 3월만 되면 강세를 보이는 연례 현상도 올해는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3월말에 회계연도 결산을 하는 일본 기업들은 실적관리를 위해 결산을 앞두고 통상적으로 본국 송금 규모를 늘리곤 한다.이 때문에 엔화가치는 해마다 3월만 되면 절상되는 특징을 보여왔으나 올해엔 3월말도 되기 전에 이같은 계절적 효과가 크게 약화되는 양상을 보여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의아케 하고 있다.

오부장은 그러나 올해 말 원·달러환율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높은 1270원수준으로 전망했다.하반기 이후에는 원·달러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투기적인 외환거래는 금물=환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시장에서는 정상적인 외환수급이 이뤄지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원·달러환율 하락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달러사재기’는 절대 삼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창구 담당직원은 “환율이 1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달러 매입에 대한 문의는 평소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전문지인 탑존이 최근 강명훈 책임연구원과 오석태 부장을 포함한 9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들은 모두 연말 원·달러환율을 현재수준보다 크게 낮은 1250원대로 전망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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