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모 헤세드통상 사장

파이낸셜뉴스       2002.05.13 07:53   수정 : 2014.11.07 11:45기사원문



“ 테러입니다. 살인행위지요.”

사장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돈을 잘 벌고 있는데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도무지 얘기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이런 모습이 아닌데. 프랜차이즈라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닌데…. 가맹점은 죽어나도 본사는 흥청망청하는 시스템이 절대 아닌데….’

강성모씨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사장실 문을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조용히 사표를 제출했다.‘당신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한다’는 결심을 굳혔다. 프랜차이즈가 어떤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시작은 초라했다. 회사명도 촌스러웠고, 사무실도 직원도 초 미니급 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신화로 불리는 BHC의 시작에 불과했다.

‘육계가공연구소’. 지난 97년 6월 강성모 사장은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하고 사업가로 새 출발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 강사장은 국수 베이커리 주류 프랜차이즈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았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열정으로 보낸 지난 10년간의 직장생활 경험을 살려 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도전은 신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려울 것도 없었다.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잘 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특히 여러 군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왜 이 업체가 지금 잘되고 있으며,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피부로 파악한 것은 커다란 응원군이었다. 또 한 밤낮으로 외국사례를 탐색, 이론적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이제는 이러한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준비해 온 사업가적 야심을 펼칠 때였다.

먼저 아이템 선정. 5명의 조리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선택한 것은 닭고기. 프랜차이즈 성공 제 1항목인 대중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메뉴 개발이 곧바로 이어졌다. 1차 목표는 야채치킨. 닭고기에 야채를 입힌다는 착상이었다. 닭고기의 주 소비층은 아이들. 돈을 지불하는 주부들은 아이들이 고기와 함께 야채도 먹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이 야채를 잘 먹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손꼽히는 전문가가 모였지만 메뉴 개발은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누구나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메뉴를 개발하려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꼭 해야만 했다. 프랜차이즈 성공 제 2항목인 독창성을 포기해서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킬 수가 없다는 판단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야채를 적절하게 익히는 문제 때문이었다. 타버리던지, 아니면 맛이 없어지든지.

“이것은 도저히 안되는 가 보다. 포기할 까도 생각했지요.”

비법은 우연치 않게 온도 차이에서 나왔다.개발1년여만의 일. 과일 맛을 내는 치킨개발은 쉬웠다. 야채 치킨 제조 비법을 그대로 응용하면 됐다.

최대 히트작인 ‘콜팝치킨’은 지난 99년 6월에 개발됐다. 치킨과 음료수를 동시에 한 컵에 담아 먹을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이 제품은 PCT 등 국제 특허 6종을 포함, 국내 특허를 받았다. 국내보다는 먼저 외국에서 찬사를 불러 일으켰다. BHC의 외국 진출에 선봉이 된 히트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 특히 아이들이 좋아했던 것이다.

콜팝컵 개발로 자신을 얻은 강 사장은 그해 7월 처음으로 지사를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지사는 8군데. 도를 중심으로 설립돼있다. 그 이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성공 제 3항목인 독점성을 고려한 조치다.

“돈을 많이 벌려면 광역시 대도시 등지로 지사를 확대 했겠지요.”

현재 가맹점은 약 500개. 2006년까지 전국의 방방곡곡에 BHC 간판을 2500개 달 것으로 보고 있다.

강사장은 가맹점 2000개까지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늘리고, 그 이후 500개 점포에 대해서는 불우한 사람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본사가 창업자금 50%를 지원하고, 영업 1년 후 인수를 희망하면 그대로 넘길 겁니다.”

소유는 하지 않겠다는 강사장의 평소의 사업 소신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이는 또한 프랜차이즈 성공 제4 항목인 지속성과 연계된 말이기도 하다. 사장인 자신은 사라져도 BHC 브랜드는 사회의 한 부문으로서 영속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같은 대중성 독창성 독점성 지속성 등 4개 항목에 초점을 맞춘 전략 구사로 BHC는 단시간에 성장했다. 국내 시장에서 계속 성장세를 지속하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에도 앞장서 있다. BHC는 세계적인 브랜드다. 해외에서 로열티를 제대로 받는 토종 프랜차이즈라는 얘기다. 로열티는 매출액의 3%. 미국·일본·중국·필리핀·대만 등 5개국에 9개 지사가 설립돼 있다. 맥도널드 등 외국기업이 국내시장에서 로열티를 받아가기만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민을 신청했지요. 그런데 점수에서 탈락, 이민이 안됐습니다. 그때 찾은 것이 프랜차이즈 였습니다. 엄청난 틈새가 보이더군요. 이민 갈 필요가 없더군요.”

강 사장이 발견한 틈새는 진정한 ‘엘도라도’였던 것이다.

/ hinoon@fnnews.com 정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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