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첨단 함께 숨쉬는 역사의도시
파이낸셜뉴스
2005.12.14 13:56
수정 : 2014.11.07 11:16기사원문
대영제국의 수도라는 명성을 지켜온 런던은 상상만해도 흥분되는 곳이다. 런던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버킹엄 궁전, 빅뱅, 타워브리지, 하이드 파크….
오래도록 기억돼온 명소뿐만 아니라 고풍스런 상점과 극장까지 머리속에서 맴돈다. 런던은 중세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백년간 그대로 보존된 거리에 서면 마치 과거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역사의 도시 런던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역사의 도시를 걸으면 빅토리아 여왕시대로
‘런던을 한번에 보여주는 곳’은 단연 정치의 심장부인 ‘웨스트 민스터’와 대영제국의 시계탑 ‘빅뱅 타워’다.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국 의회인 웨스트 민스터 옆에 우뚝 서 있는 빅뱅은 런던의 자랑스런 상징이다. 높이가 98m나 되는 빅뱅에서는 13t이나 되는 커다란 종이 15분 간격으로 런던 시내를 깨우고 있다.
영국을 한 눈에 사방으로 둘러보려면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런던 아이’를 가보자. 템즈강 건너편에 있는 런던 아이는 지름이 122m나 되는 거대한 수레바퀴 형태의 관람기구로, 135m 높이에서 런던의 전경을 보여준다.
런던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헤친다는 말들도 있지만 생긴지 5년이 지난 지금은 런던 아이가 빠진 허전한 템즈 강변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 의미 그대로 명실상부한 ‘런던의 눈’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한 것이다.
런던 관광의 장점은 대부분의 명소가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도록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웨스트 민스터를 지나 세인트 제임스공원을 가로 질러 걷다 보면 버킹엄 궁전을 만난다. 또 버킹엄 궁전을 마주보는 큰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트라팔가르 광장’에 바로 닿는다.
버킹검 궁전에서는 1837년대 빅토리아 여왕 이후 영국 여왕의 런던 관저로 사용돼, 왕실의 생소한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트라팔가르 광장은 나폴레옹이 넬슨의 영국 함대에게 참패를 당한 트라팔가르 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841년 지어졌다. 이곳에 가보면 네 마리의 큰 사자로 둘러싸인 넬슨 제독의 동상을 만나게 된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면 걸음을 재촉해 ‘타워브리지’로 향하는 것이 좋다. 영국의 전성기인 빅토리아 여왕 때 만들어진 이 다리는 템즈 강을 지나 동해로 나가는 관문에 있기 때문에 돛대 높은 배가 들어오면 위로 들어올려지는 형태로 지어졌다.
타워브리지의 야경은 파리의 에펠탑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으로 꼽힌다. 해가 진 하늘이 보랏빛에 휩싸이고 다리에 하나 둘 불이 켜지면 엽서 속에서나 보아왔던 가장 런던다운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운이 좋아 다리가 열리는 광경을 보게 된다면 오래도록 큰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중세에서 벗어나 활기찬 쇼핑의 천국으로
과거 역사에만 빠져 있기 지루하다면 런던의 생생한 활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런던은 단지 전통에만 갇힌 ‘도시 박물관’이 아니다. 클럽에서 새어 나오는 리듬, 화려한 상점의 불빛, 고급스런 레스토랑 등 활력이 넘치는 공간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쇼핑 거리를 원한다면 ‘피커딜리 서커스’와 ‘옥스포드 스트리트’를 추천할 만하다. 길게 이어지는 거리에 각종 고풍스러운 상점들이 즐비하고 서점, 도자기, 와인숍을 비롯해 제과점, 실크, 가죽, 우산 전문 판매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옥스포드 거리와 이어지는 ‘리전트 거리’는 명품 거리다. 버버리, 티파니, 까르띠에, 구찌 등 각종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끊임 없이 이어진다. 이 매장들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모던한 분위기의 상점이 이루는 묘한 조화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좀 더 품격있는 쇼핑을 원한다면 나이츠브릿지에 위치한 ‘해롯즈’를 추천한다. 해롯즈는 런던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백화점이다. 백화점의 내부는 여행객의 후줄근한 차림이 기가 죽을 만큼 화려하고 각종 값비싼 제품들로 가득하다. 전 세계의 유명 스타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고가 명품을 보통 이곳에 주문한다고 하니 해롯즈는 말 그대로 ‘세계의 명품관’인 셈이다.
저렴하고 색다른 쇼핑을 원한다면 주말마다 들어서는 벼룩시장이 제격이다. 대표적인 벼룩시장으로는 ‘캠든 타운’과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이 있다. 그 중에도 영화 ‘노팅힐’에서 영화배우 휴그랜트가 운영하는 서점이 있던 포토벨로 마켓이 유명하다. 토요일이면 마켓이 시작되는 노팅힐의 입구부터 큰 대로변을 따라 노점상들이 빽빽하게 줄을 잇는다. 2㎞도 넘게 이어지는 노점에서 파는 물건들은 국적을 알 수 없는 각종 먹거리와 골동품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이국적인 색다른 물건이나 사연을 하나씩 안고 있을 법한 오래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런던의 저녁은 노점들이 철수한 곳곳에서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하면서 시작된다.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는 영국의 구수한 맥주와 핫도그를 하나씩 사들고 그 인파에 섞이면 자연스럽게 런던의 야경에 빠져 들게 된다.
/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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