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상 1000개 밀집

파이낸셜뉴스       2006.05.26 15:12   수정 : 2014.11.06 05:18기사원문



한약재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오미자나 구기자로 차를 끓여먹고 몸이 허하면 홍삼 등을 보약으로 먹기도 한다. 주변에는 요즘 유행하는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열매 등을 먹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한약재 시장은 서울약령시(藥令市)를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 국내 한약재 유통 물량의 70%가 거래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동시장은 한약재를 취급하는 경동약령시, 농산물시장인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과 기타 유사 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약령시는 서울 제기동, 용두동 일대에 한의원, 한약방, 한약 수출입상, 약국, 한약국, 한약 도매 등의 형태로 1000여개가 몰려있다.

이 시장은 지난 1960년대 말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됐다. 약령시의 유래를 살펴보면 16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효종 때 약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주요 산지며 관찰사가 상주하는 지역인 대구, 원주, 전주, 공주 등에 약령시를 개장했다. 이 약령시는 일제시대에 강제 폐쇄된 바 있다. 사실 청량리 일대는 이 약령시가 있던 곳은 아니고 조선조 초기부터 왕명으로 가난하고 병들고 오갈데 없는 백성을 무료로 치료해주던 보제원이 자리했던 곳이다.

한약재를 사려면 지하철을 타는 게 가장 좋다. 다른 지역에 비해 주차 요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제기역 2번 출구로 나와 50m가량 걸어가면 약령시장이라 써있는 아치형태의 간판이 보인다. 조금 더 걸어가면 두번째 아치간판이 보인다. 이 두곳이 메인거리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약 달이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만약 세련된 건물에서 쇼핑을 하고 싶다면 밀레오레처럼 큰 약재상 타워의 18층 건물인 한솔동의보감, 동의보감타워에 가면 된다. 앞으로 한방천하, 롯데불로장생타워도 문을 연다.

■국산과 중국산 뭘 사야하나

지난 95년 서울시로부터 약령시로 지정된 후 이 시장에서는 모든 약재에 원산지를 표시한다. 예전에는 중국산 약재가 여러 나라를 거쳐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1∼2년 동안 창고에 있다가 방출되는 경로를 거쳐 방부제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식으로 수입허가를 받은 제품들이 유통되기 때문에 괜찮다. 실제로 산삼은 잎이 파란채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약재 중 수입약재가 50%가량 된다.

하지만 한약재상들은 국내 약재가 좋다는 데는 이의를 달지 않았다. 이는 약재를 따는 시기와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기자나 오미자 같은 약재를 1년에 한번 수확한다. 하지만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지역에서 재배하는 약재는 사시사철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몇 번씩 재배가 가능하다. 따라서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약재상의 설명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좋은 약재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검증을 받은 한약재상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

서울약령시협회 남궁청완 부회장은 “보통 약재의 등급이 있지만 그것을 비교하고 사기가 쉽지 않다”며 “미숙한 약재 즉 여물지 않은 약재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신뢰할 만한 약재상을 선택해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물산, 노점상 등에서 파는 약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제품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본인이 약재를 고를 때는 색깔이 선명하고 알갱이가 또렷하며 잘 건조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재는 이렇게 고른다

보통 일반인들이 시장에서 많이 구입하는 약재는 오미자, 구기자, 감초, 계피, 마 등이다. A등급의 경우 오미자는 600g 기준으로 한국산은 2만5000원, 중국산은 1만원, 구기자는 한국산 1만9000원, 중국산 4000원, 감초와 계피는 각각 중국산이 6000원, 5000원이다. 당귀는 국산만 판매하며 9000원이다.

가격은 매달 생산량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약재상마다 1000∼2000원가량 차이가 난다.

보통 여름에는 오미자와 맥문동이 많이 팔린다.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 함께 끓여서 섭취하면 더위를 피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보생약업사에 근무하는 김형건씨는 한약재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비닐에 쌓여있어도 약재에 이물질이 있나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벌레가 잘생기는 약재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자는 수입과 국산의 가격차가 많이 나는 품목이다. 국산은 붉은 기운이 많고 수입은 검은 색을 띤다. 보통 육질이 많고 진이 많으면 상품(上品)으로 친다. 오미자에 흰색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은 오미자 내의 당분이 결정화된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흰색 가루가 많은 오미자를 저급 오미자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미자의 당도가 높고 좋은 오미자다.

감초는 보통 중국과 몽골지방에서 생산되며 전부 수입이다. 국산이 지금은 나오지 않는다. 다른 약재와 달리 감초는 국산의 질이 안 좋아 3호도 못 되기 때문이다. 색이 노랗고 부드러워 보이는 것이 상품이고 수입시 썰어서 들어오기도 한다. 감초는 보관에 주의해야 할 품목이다. 벌레가 잘 먹기 때문이다. 겉은 멀쩡하고 속만 파 먹는 경우도 많다.

구기자는 가을에 많이 따는 약재로 상품은 알이 크고 육질이 두꺼우며 붉은 빛이 강하다. 태양에 말린 것이 건조실에서 말린 것보다 좋은 제품이다. 또한 잘 건조된 것이 감량이 많이 나가므로 건조가 덜되어 찐득한 것보다 상품에 속한다. 약재를 살펴볼 때는 윤기를 더하기 위해 설탕물을 발랐나 그리고 잘 건조되어 있는가를 보면된다. 구기자도 당도가 높아 벌레나 진딧물이 많이 붙는다. 이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씻어서 사용해야 한다.


한편, 서울약령시협회에서는 해마다 서울약령시대축제를 연다. 보제원 제향 행사를 비롯, 무료진료 및 한약차 시음회, 민속놀이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는 오는 10월18∼22일에 개최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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