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무선랜사업 ‘오리알’ 되나

파이낸셜뉴스       2007.06.03 16:24   수정 : 2014.11.05 13:54기사원문



‘황금 알’로 여겨졌던 통신업체의 무선랜 사업이 위기에 빠졌다.

5년 전 국내 시장에 첫발을 들여놓은 무선랜은 유선 초고속인터넷에 이동성을 더한 서비스로 노트북 수요가 급증하면서 ‘뜨는 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와이브로·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새로운 휴대인터넷 서비스가 나오면서 ‘장소의 제약’을 받는 무선랜이 빛을 잃고 있다.

■무선랜 시장 위축일로

지난 2002년 KT가 ‘네스팟’ 브랜드로 무선랜 사업을 시작한 후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무선랜 붐’을 예고했다.

특히 KT는 2003년 ‘올해의 중점 추진 신사업’으로 ‘네스팟’을 선정하는 등 투자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사의 ‘무선랜’ 서비스는 개인 무선 공유기 확대, 비싼 요금, 제한된 서비스 지역 등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KT의 ‘네스팟’ 가입자는 2004년 말 60만명으로 정점을 이루다가 현재 45만명(전체 초고속인터넷 고객의 7%)으로 줄었다. ‘네스팟’ 매출도 2004년 863억원에서 지난해는 70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24%나 감소했다.

하나로텔레콤 무선랜 ‘하나포스 윙’ 고객도 현재 4만6000명 정도로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고객의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무선랜 서비스에 필요한 노트북은 매년 25%씩 증가하는 등 기기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데도 무선랜 유료 고객은 줄어들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요즘 출시되는 노트북은 무선랜 기능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기 때문.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무선랜 노트북은 개인 공유기 또는 사무실 환경에서만 쓰인다”면서 “휴대인터넷 등장 후 고객들은 실외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월 5000∼1만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 대책마련 제각각

통신사들은 사양화되는 무선랜을 놓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2002년부터 대학 등 39개 지역에서 무료로 시범 제공했던 무선랜 사업을 오는 20일자로 접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속도 면에서는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 면에서는 HSDPA가 있어 무선랜 사업을 종료키로 했다”고 밝혔다.

KT는 ‘네스팟’ 전략을 놓고 전진도 후퇴도 못하고 있다. 다만 KT는 전국 1만2000개 정도의 무선랜 지역 숫자는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와이브로가 서비스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와이브로·네스팟 결합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도 ‘하나포스 윙’에 대대적인 투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에어랜’ 브랜드로 무선랜 가정 시장을 공략키로 했던 LG데이콤은 손을 뗐다. LG데이콤 관계자는 “LG데이콤의 무선랜 사업은 기업을 대상으로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LG파워콤은 유선 초고속인터넷만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무선랜사업 계획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HSDPA 휴대인터넷이 활성화 되면 통신회사의 무선랜 서비스는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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