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착공 의미를 되새기며/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
파이낸셜뉴스
2007.11.13 17:05
수정 : 2014.11.04 19:55기사원문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경주에서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이하 방폐장) 착공식이 있었다. 경주에 건설되는 방폐장은 원자력발전소, 산업체, 병원 등에서 원자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인간의 생활권으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최종 처분시설이다.
원자력 이용 국가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필수시설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운전 중이고 수많은 산업체와 병원 등에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함에 따라 방사성 폐기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86년 시작된 방폐장 부지선정 노력은 2005년 11월 경주가 부지로 선정되기 전까지 결실을 보지 못했다. 방폐장은 혐오시설이라는 주민들의 인식과 함께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으로 정부와 주민들간 신뢰가 구축되지 못했던 것이 이유다.
따라서 이번 방폐장 착공식은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주민투표에 의해 방폐장 유치지역이 경주로 선정된 2년 전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원전정책 추진을 위한 초석을 놓은 것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본다.
기존 화석연료에 의존한 에너지 체제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기후변화협약에 의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자력이 재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그간 원자력에 중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2007년 5월 각료회의에서 원자력을 지구 온난화의 가장 현실적인 대책으로 선언한 바도 있다.
그러나 원자력이 지속되고 확대되기 위해서 원자력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 방사성 폐기물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원자력 이용은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방폐장 착공은 우리나라가 원자력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큰 의미를 갖는 동시에 향후 원전정책을 어떻게 설계하고 추진해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숙고해야만 하는 큰 숙제를 던져준 것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생산의 경제성, 공급 안정성 및 친환경성,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적인 원자력 정책동향에 적극 대응하여 원전의 경쟁력 및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기술수준을 제고하는 한편, 국민 저항에 따른 원전 및 방폐장 관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력 관련시설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 원자력 질서는 미국 주도의 ‘국제원자력파트너십’(GNEP) 구상을 통해 미국·일본·러시아·중국·프랑스 등 기존 원자력 강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NEP는 재처리 시설을 갖춘 국가들이 원자로 및 원전연료를 패키지로 공급하되 사용후연료는 회수해 처리한다는 구상으로 개도국은 원자력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으나 기술개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질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원자력 주권이 침해받지 않고 확대될 수 있도록 원전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인정하며 원자력이 안전하게 이용·관리되는지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봐주는 관심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원자력 강국으로 가는 커다란 우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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