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판업=(지)인터넷전화, 이번엔 감청 이슈로 번호이동에 어려움

파이낸셜뉴스       2008.07.31 16:43   수정 : 2014.11.06 08:18기사원문



“감청이 안되면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곤란하다.”

119 등 긴급통신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인터넷전화와 일반 유선전화간 번호이동 문제가 ‘감청’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화와 일반 유선전화간 번호이동은 더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가정보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번호이동을 개시하기 전에 인터넷전화(VoIP) 감청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화는 일반 유선전화보다 감청이 기술적으로 어려워 번호이동으로 인터넷 전화 이용자가 확산될 경우 유사시 수사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화는 일반 유선전화와 달리 아날로그 신호인 음성을 디지털로 변조해 패킷 방식으로 전달하고 이를 수신기가 다시 아날로그로 복조해주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감청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반 전화는 상대방과 1대1로 연결돼 있지만 인터넷전화는 인터넷망에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인터넷 데이터들과 뒤섞여 전달되기 때문에 통화 데이터만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인터넷전화는 통신비밀보호법에 감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따라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개정 가능성도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기존 PSTN방식의 유선전화와 달리 인터넷전화는 인터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비법이 개정돼야 감청이 가능하다. 과거 정통부도 인터넷전화에 대한 감청이 가능하도록 통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개정안 가운데 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를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보관하게 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에 역행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으로 폐기된 바 있다.
그러나 감청 자체가 워낙 예민한 이슈이고 이번 국정원의 요청은 감청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대해 인터넷전화 업계는 “가뜩이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통신감청을 할 수 없는 것 조차 문제가 되니 속이 터진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방통위는 국정원으로부터 그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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