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동부하이텍 AM OLED칩
파이낸셜뉴스
2009.08.26 18:04
수정 : 2009.08.26 18:04기사원문
2008년 초 동부하이텍은 미래 수익사업으로 일명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칩 사업을 추진키로 전격 결정했다. 세계 중소형 디스플레이시장이 AM OLED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 대박을 터트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AM OLED칩 사업은 시작부터 녹록지 않았다. 동부하이텍은 AM OLED칩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 없었던 데다 데이터베이스(DB)도 전무했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고객사의 불신을 먼저 풀어야 했다. 고객사는 AM OLED칩 설계 경험이 없는 동부하이텍의 도전에 대해 ‘무리’라면서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동부하이텍 마케팅팀과 개발팀은 혼연일체가 되어 고객사를 연일 찾아가 설득작업을 벌였다. 결국 동부하이텍은 고객사로부터 0.16㎛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공정을 이용한 ‘AM OLED’를 개발해 납품해 달라는 주문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고객사는 동부하이텍이 AM OLED칩을 단독 개발하는데 대해 불안감을 느꼈는지 다른 협력업체와의 공동 개발 방식을 제시했다. 쉽게 말해 동부하이텍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이런 와중에도 동부하이텍 개발팀은 협력업체를 능가하는 열정을 쏟은 끝에 단기간 내 AM OLED칩 개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AM OLED칩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개발팀을 괴롭힌 건 납기였다. 당시 한 달 단위로 진행되는 개발작업에서 작은 이상이 생기면 고객사가 요구한 해외 전시회 출품에 맞춘 납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개발팀은 가슴을 졸였다.
디스플레이 마케팅 박부용 수석은 “어려운 점은 피를 말리는 초단기 납기일”이라며 “고객사가 코앞에 다가온 미국 CES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칩개발을 더욱 앞당겨 긴장을 풀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개발팀은 AM OLED칩의 고해상도 구현에도 진땀을 뺐다. 종전 2개의 칩을 사용해 XGA(1024×768)급 해상도를 구현하던 것을 1개의 칩으로 줄이는 게 관건이었다. 개발팀은 AM OLED칩의 설계부터 다시 했다. 연일 밤샘작업 끝에 불필요한 회로요소를 제거하는 등 샘플을 최적화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객사가 원하는 날짜에 AM OLED칩 샘플을 갖다 줬다. 그러나 고객사는 “샘플이 동작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해왔다. 다행히 샘플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한숨 돌렸다.
이제 동부하이텍은 0.16㎛ 공정을 이용한 AM OLED칩을 넘어 0.09㎛ 고성능 AM OLED칩 개발에 도전하면서 ‘꿈의 디스플레이 주역’을 꿈꾸고 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사진설명=동부하이텍 직원들이 26일 충북 음성 소재 반도체 공장에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칩의 품질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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