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런던금속거래소(LME)
파이낸셜뉴스
2010.06.21 20:10
수정 : 2010.06.21 20:10기사원문
【런던=양재혁기자】 영국 런던의 금융거리 '시티' 한복판에 위치한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LME). 3층에서 유리창문을 통해 지켜본 1층 바닥(플로어)에는 60여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투자은행 브로커들로 가득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이 플로어에는 전 세계 비철금속 거래의 과거와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330㎡ 남짓한 플로어에서 전 세계 구리, 주석, 아연 가격이 분 단위로 결정돼 전 세계 산업현장과 투자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기 때문이다.
런던금속거래소는 지난해 연간 7조4100억달러, 하루 평균 290억달러의 금속거래량을 기록해 세계 1위의 거래량을 보였다.
지난주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니 둥근 원 안에서 한 브로커가 큰 소리로 "팔겠다"를 외치자 다른 수십명의 브로커들은 원 밖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고객들과 통화하고 있었다. 고객과 협의가 끝난 브로커가 원 안에 들어와 "사겠다"를 외치면서 계약이 체결됐고 가격이 전광판에 표시됐다.
런던금속거래소 마틴 에봇 회장은 "방금 정해진 가격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모니터로 보여지는 금속 거래 표준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주하게 소리치는 저들은 런던금속거래소의 회원사인 12개 투자회사에서 나온 브로커들"이라며 "구역별로 회원사마다 자리가 지정됐고 브로커는 매일 얼굴을 마주치므로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크게 소리치다'는 뜻의 '아웃 크라이(outcry)' 거래 방식은 런던금속거래소가 설립된 지난 1877년의 관행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주문, 전화 주문에 밀려 전체 거래의 20%에 불과하나 가장 투명한 가격 결정 절차란 신뢰가 있다.
기자가 방문한 오전 11시에는 '납' 거래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분주하게 납을 사고 팔던 거래도 5분이 지나면 '찡∼'하는 벨소리와 함께 끝나고 다음 금속인 '아연' 거래가 시작됐다. 아연이 5분 동안 플로어에서 거래가 끝나면 다음 금속인 '니켈' '구리'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오후 1시15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과 오후 4시15분부터 45분 동안의 하루 두 번은 '커브(KERB)'라는 특별한 시간이 있다. 이때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모든 금속이 한꺼번에 거래되고 브로커들은 어떤 주문도 낼 수 있다.
에봇 회장은 "커브야말로 브로커들이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거래소도 너무 시끄러워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으로 확대 나서
영국은 로마제국이 43년에 자국을 침공해 구리, 주석, 광석을 캐내어 본국으로 가져가면서부터 금속 채취를 시작했다.
영국 왕립거래소(Royal Exchange)가 1571년 설립되면서 비철금속 상인들이 모여 거래를 논의한 게 금속 거래의 시초다. 영국이 비철금속의 주요 수출국이 되면서 국제 거래소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철금속 수출이 늘며 상인들의 왕래가 많아지자 왕립거래소 근처 '제루살렘' 커피숍에서 금속 거래 상인들만 따로 모였고 현재의 런던금속거래소의 출발점이다.
금속 매도인들은 바닥의 톱밥으로 원을 그렸고 '체인지'를 외치면 바꾸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원 주위에 몰려들었고 계약을 맺는 관행은 현재 '아웃 크라이' 거래 방식에 그대로 남아 있다.
니켈, 구리 등 3월물이 LME의 대표 가격지수인 이유도 런던금속거래소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당시 영국은 말라가와 칠레로부터 각각 주석과 구리를 수입했는데 현지에서 운송하는 데 3개월의 기간이 걸리며 3월물의 시초가됐다.
대표적 비철금속인 주석과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가 개장한 1877년부터, 납과 아연의 거래는 1920년 시작됐다. 알루미늄과 니켈은 비교적 최근인 1978년, 1979년부터 각각 거래됐다.
런던 금속거래소의 다음 목표는 중국시장 확대다. 원자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시장을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yangjae@fnnews.com
■사진설명=영국 런던의 금융거리 '시티' 한복판에 위치한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거래 현장. 플로어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투자은행 브로커들이 매매거래를 하고 있다. 330㎡ 남짓한 이 플로어에서 전세계 구리, 주석, 아연 가격이 분 단위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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