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韓해양플랜트 해외 현장을 가다 ① 대우조선해양―앙골라 파이날야드

파이낸셜뉴스       2011.07.14 17:11   수정 : 2011.07.14 17:11기사원문

▲ =서부 아프리카의 석유자원국 앙골라에 위치한 파이날야드의 전경. 앙골라 수도 루안다시에서 남쪽으로 400㎞ 떨어진 포르투 암보임시 인근에 위치한 파이날야드는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과 대우조선해양 및 유럽계 회사인 SBM이 각각 40%, 30%, 30%의 지분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상플랜트 전문 생산기지다.


【포르투 암보임(앙골라)=윤휘종기자】 서울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꼬박 23시간 만에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다시 약 400㎞를 자동차로 달려가자 대우조선해양(DSME)의 앙골라 해양플랜트 전진기지인 파이날(PAENAL)야드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루안다에서 포르투 암보임까지의 국도 양 옆에는 키가 큰 선인장과 바오밥 나무들이 드문드문 자라고 있을 뿐,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곤 아프리카 전통 마을 몇 군데밖에 없었다. 그래서 파이날야드의 존재가 더 커보였다.

지난 2일 방문한 파이날야드에는 현지 채용인들과 유럽인, 동남아인들이 서로 섞여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얼굴이 있었다. 파이날야드의 고태식 부사장이었다. 고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소속이지만 지금은 파이날야드에서 기술·제조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소난골-DSME-SBM의 합작품, 파이날야드

파이날야드는 대우조선해양과 앙골라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 및 유럽계 회사인 SBM이 합작으로 설립한 해양플랜트 전문 생산기지다. 그래서 조선소가 아닌 야드로 불린다. 파이날야드는 지난해 4월 소난골의 제안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지분은 소난골이 40%를 갖고 대우조선해양과 SBM이 각각 30%씩 가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된 셈이다. 소난골은 회계, 인사, 총무 업무를 맡고 대우조선해양은 플랜트 설계, 생산 및 품질을 맡았다. SBM은 프로젝트관리와 야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고 부사장은 3사의 파이날야드 운영방침이 결정된 지난해 12월부터 정식 근무하기 시작했다. 파이날야드는 올해 초부터 플랜트 제조에 필요한 설비 등을 설치한 뒤 지난달 23일 스틸 커팅식을 갖고 사실상 이달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지금도 한쪽에서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클로버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용 파이프 등 절단 공정이 진행되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야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고 부사장은 "현재 490m 길이의 파이날야드 안벽공사를 비롯한 설비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2013년 1·4분기까지 2500t 규모의 크레인 설치가 완료되면 2013년 4월에 파이날야드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앙골라에는 이곳 파이날야드 외에도 소나멧, 페트로마 등 총 3개의 해양플랜트 제작소인 야드가 있다. 3개 야드 모두 소난골이 외국기업과 합작했다. 파이날야드는 주로 해양플랜트의 상부구조물(톱 사이드) 중심으로 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소나멧은 하부구조(헐), 페트로마는 중형 규모의 해양플랜트 하부구조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영역구분 없이 경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앙골라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지영택 지사장(이사)은 "3개 야드가 각자 '전공'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중 한 곳이 앙골라의 대표적인 해양플랜트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며 "파이날야드의 경우 클로버FPSO용 설비를 차질 없이 생산해 소난골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플랜트기술 입증한 파즈플로FPSO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지영택 이사가 앙골라 지사장으로 취임한 2007년 이후에만 대우조선해양은 총 3기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올해 초 대우조선해양의 경남 옥포조선소에서 완공식을 가진 '파즈플로FPSO'는 현재 이곳 파이날야드에서 500㎞ 떨어진 해상에서 원유 생산을 위한 최종 마무리작업이 진행 중이다. 파즈플로FPSO는 국가산업보안시설로 분류돼 외지인들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파즈플로FPSO는 옥포조선소에서 구조물을 완공할 때 당초 납기일보다 1주일가량 당겨 소난골이 감사의 뜻으로 '특별 보너스'를 받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곳으로 옮겨온 뒤 구조물을 해저 원유생산 파이프와 연결하는 작업도 9월 말 완공계획보다 보름 정도 당겨질 것으로 예상돼 소난골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파즈플로FPSO가 설치된 지역 인근에 BP사가 중국에 발주한 FPSO도 있지만 이 FPSO는 연초 완공 목표였던 것이 아직도 최종 마무리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가장 최근 수주한 클로버FPSO도 톱 사이트와 헐의 대부분을 옥포조선소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상부구조물의 일부를 파이날야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소난골이 자국 내 생산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요구조건을 걸었고 대우조선해양이 이를 흔쾌히 수용한 것.

고 부사장은 "파이날야드의 인력 900여명 가운데 75%가 현지 앙골라인"이라며 "외국인은 25% 이상 고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기도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여기서 더 나아가 현지인들을 채용한 뒤 이들에게 허드렛일을 시키지 않고 용접, 철강 절단기술 등을 교육한 것이 소난골 측의 호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도전

대우조선해양은 파이날야드와 파즈플로FPSO의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플랜트를 제작해 현지에서 완공하면 (프로젝트에서)빠지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곳 파이날야드는 앙골라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곳에서 FPSO용 설비를 제작함으로써 앙골라 정부와 소난골이 원하는 자국 내 생산비율을 높일 수 있고 인근 지역의 젊은이들을 고용함으로써 가난을 몰아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로 서부아프리카의 원유·다이아몬드 부국인 앙골라와 한 단계 더 발전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위험도 안고 있다. 파이날야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애써 쌓아온 대우조선해양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 고 부사장은 "이곳 앙골라인들에게 대우조선해양의 글로벌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라며 "이곳의 주인은 앙골라인이란 생각으로 파이날야드를 세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앙골라는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직후인 1975년부터 2002년까지 30년 가까이 내전을 겪은 나라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타 국가들과 달리 인종적 갈등이나 종교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내전이어서 상처가 빠르게 아물고 있다. 지금의 앙골라는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강국' 자리를 놓고 다툴 정도로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 업체들은 앙골라를 '동반자'로 생각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앙골라인들도 대우조선해양이 서구 열강들처럼 원유와 다이아몬드를 노리고 진출한 업체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루안다공항을 출국할 때 세관검사를 하던 직원들이 기자의 지갑에서 파이날야드 직원의 명함을 발견한 뒤 "코리안"이냐며 딱딱했던 표정이 환하게 바뀌는 것을 보며 체감할 수 있었다.

/yh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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