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과 내수침체/김관웅 건설부동산부 차장
파이낸셜뉴스
2011.12.02 16:42
수정 : 2014.11.20 12:07기사원문
실질소득 감소와 물가급등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려했던 내수부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해외시장 불안에도 내수시장이 버텨주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소비부진으로 내수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한결 같이 내년의 경제전망을 올해보다 비관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판매 실적도 지난해 같은달보다 12.6%나 줄었다. 가계 살림살이가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신차 구입을 미룬 것이다.
내수 부진의 원인은 소득감소와 물가급등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년간 지속된 침체로 자산가치가 하락한 것이 첫번째다. 개인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앉았으니 소비가 늘 리가 없다. "집값이 오를 때는 근사한 식당에서 쇠고기로 외식했지만 집값이 떨어진 요즘은 돼지고기를 집으로 사들고 와서 구워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다.
부동산 시장침체는 나아가 건설산업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시공능력 순위 100위 내 기업 중 25개가 기업회생절차 또는 기업개선작업을 받고 있다. 건설사 4곳 중 1곳이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일각에선 다른 산업이 잘나가고 있는데 건설산업 하나 무너진다고 뭐가 대수냐는 말도 한다. 하지만 건설산업은 서민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불황기에 서민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
집값은 반드시 안정되는 게 국민 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지난 수년간처럼 집값이 계속 떨어져선 곤란하다. 집값 급등에 따른 부작용 못지않게 하락으로 인한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수년간 주택시장이 동맥경화를 앓으면서 이사하는 사람이 줄고 이로 인해 가구·가전제품 수요 감소는 물론 이삿짐센터, 도배·장판 업종 등 연관산업이 줄줄이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건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이지만 실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게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내수 시장은 부동산시장만을 놓고 볼 때 내년에도 지금보다 좋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주택구매 심리가 여전히 냉각돼 있어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작고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각종 주택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못한 채 회기가 끝나 폐기될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서민을 위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각종 규제는 부메랑이 돼 결국 서민에 고통만 안겨주는 꼴이 됐다.
정치권과 정부는 아직도 아무런 대안과 목표도 없이 집값 안정만을 외치고 있다. 이제는 '집값 안정'이라는 용어를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하향 안정인지 아니면 물가 상승 수준의 상향 안정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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