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희귀질환치료제 세계 시장 성공가능성 높다

파이낸셜뉴스       2013.06.03 14:36   수정 : 2014.11.06 06:16기사원문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이 국내 제약사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데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경쟁하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치료제를 개발하기 보다는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젠자임은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전문업체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젠자임처럼 국내제약사가 희귀질환치료제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3일 최근 방한한 미국 PTC 세러퓨틱스의 문영춘 박사는 "세계 시장에서 희귀질환치료제는 경쟁하는 제약사도 소수이고 개발 타겟이 많아 국내제약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다"가 강조했다.

■ 글로벌 제약사도 주목하는 희귀질환치료제

희귀질환치료제는 난치병 등을 대상으로하는 의약품으로 의료상 필요성이 크지만 시장성이 낮아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 양이 적은 의약품을 말한다.

글로벌인포메이션 GBI 리서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유럽에서는 약 2900만명에서 3600나명의 사람들이 약 5000~8000종의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이 시장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미국·유럽 등 세계기준으로 2010년 23억달러에서 2018년 6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의 연구개발(R&D) 트렌드도 만성질환치료제에서 희귀질환치료제로 전환되고 있다.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등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앞다투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희귀질환치료제는 개발 기간이 짧고 허가 등에서 정부 혜택을 받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희귀질환치료제는 세계 시장에서 만성질환치료제 만큼의 성과를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약 250만명이 앓고 있는 다발성경화증의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길레니아'는 작년에 12억달러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이는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9310억원)의 매출보다도 높다.

문 박사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고려할 때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은 어머어마하다"면서 "희귀질환치료제는 개발 타겟이 많고 경쟁 상대는 적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상무이사는 "미국의 경우 약 1500개의 희귀의약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다국적제약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 별도의 사업부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글로벌신약개발본부 정원태 전무이사는 "희귀질환치료제는 비용 위험이 크지 않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실정에 딱 맞다"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희귀의약품 개발에 많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사 도전 위에선 정부 제도적 뒷받침 필요

국내제약사의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는 제약사 의지와 함께 약가 보장 등의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희귀질환치료제는 환자수가 적고 그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박사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한 정부나 환자단체 재단의 지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제도적으로 보조해 주고, 재단에서는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비용을 지원해 준다. 또한 미국은 희귀질환치료제 임상시험에 드는 비용의 세금 50%를 지원해 주기도 한다.


문 박사는 "희귀질환치료제는 약값이 1년에 40만달러 수준일 정도로 고가여서 국내에선 보험등재가 안 된다"면서 "국내제약사들은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을 고려해 개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 중에도 희귀질환이 많은 만큼 국내제약사는 항암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항암제는 한국와 외국 모두에서 수요가 높아 해외 진출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박사는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은 혁신 신약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기술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혁신 신약개발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