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눈높이 맞춘 치안프로그램 운영 서울 영등포경찰서 신풍지구대 25시
파이낸셜뉴스
2013.07.04 17:04
수정 : 2014.11.05 12:15기사원문
"주간에 16건의 사건 있었습니다. 형사입건은 없습니다. 한 여관인데 투숙객이 TV를 들고나갔다고 해서 출동했고, 오전 10시께 고양이 한 마리를 인계해서 동물보호센터에서 나올 때까지 여기서 돌보는 걸로…."
오후 11시쯤 술에 취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비틀거리는 50대 남성이 지구대 문을 열고 바닥에 드러누으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뒤따라 들어 온 택시기사는 욕설과 함께 이 남성을 일으켜 세웠고 이 남성은 "XX, 이거 놔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만취 상태인 이 남성은 경찰관의 제지에도 욕설을 쏟아내면서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가방을 집어 던지면서 주사를 부렸다. 그는 "뭔 경찰관이 X같애. 공무집행 XX하고 있네! 처리는 무슨, 니 맘대로 하라고"라며 소리를 지르다 의자에 누워버렸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던 이 남성은 택시기사가 진술서를 쓴다는 말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남성에게서 온갖 욕설을 들은 경찰관은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저씨, 일단 물 한잔 마시세요"라면서 이 남성에게 접근했다. 동료 경찰관들도 "아저씨 자면 안돼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여느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본 단골 멘트로 이 남성을 달래고 있었다. 경찰관들의 이 같은 달램에 격렬히 저항하던 이 남성은 마지못해 참는다는 듯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여기 내가 지금 경찰서에 와 있는데… 이거 받아보쇼"라며 경찰에게 전화를 넘기고는 다시 바닥에 누웠다. 이 남성이 아들과 연락이 닿으면서 택시비를 둘러싼 기사와의 실랑이는 끝났다.
정 지구대장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임승차와 모욕죄 등으로 충분히 경찰에 인계할 수 있지만 달래서 귀가시켜 드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동행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까 보셨죠? 그렇게 욕을 먹고도 다 모른척 하고 넘어갑니다. 경찰들이 다 마음이 좋습니다"라는 경찰관의 말이 떠올랐다.
주민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치안 프로그램 도입으로 올해들어 신풍지구대 관할 지역의 범죄는 지난해보다 30% 줄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신풍지구대 관내 대영초·중·고등학교 주변 주택가에는 '학교폭력 예방 안전미소길'이라는 이름의 특별순찰코스가 최근 신설돼 운영되고 있다. 순찰코스를 따라 지구대장 등 경찰 17명이 오후 1시부터 2시,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하루에 두차례 순찰한다. 영등포경찰서의 지침에 따라 '포톨이 톡톡' 순찰카드제도 운영되고 있다. '오늘 범죄 예방을 위해 귀댁을 방문하였으며 늘 정성을 다해 순찰하겠습니다'라고 쓰인 고리모양의 안내문을 야간순찰때 방문한 주택에 일일이 건다. 정일영 순찰제1팀장은 "야간 순찰을 하면서 주민들의 집 앞에 경찰이 다녀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인데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정상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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