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6년 전 집단 성폭력 피해 후 자매가 잇따라 목숨을 끊은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11시 기준 국회전자청원의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은 3만명에 육박하는 2만758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 중 일어난 공권력에 의해 고소 취하가 된 경위,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경위, 자살에 대한 배경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단역 배우였던 피해자 A씨는 2004년 당시 보조 출연자 반장 12명에게 40여 차례의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하고, 공권력의 부존재로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강제 고소 취하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국회 청문회와 특검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은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A씨가 2004년 기획사 반장, 캐스팅 담당자 등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 씨는 12명을 경찰에 고소했으나, 가해자들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A씨 어머니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딸(A씨)는 가해자들과 대질 신문을 해야 했고, 경찰로부터 '가해자들의 성기 모양을 그림으로 정확히 그려라' 등 2차 가해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고소한 지 1년 7개월 만인 2006년에 고소를 취하했고, 압박을 견디다 못해 2009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언니에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생도 언니의 뒤를 따라 세상을 등졌다. 두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자매의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에 홀로 남은 A씨의 어머니가 2014년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지만, 민법상 소멸시효인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A씨 어머니는 한차례 고소 취하로 인해 재고소가 불가능해지자 진상을 밝혀 달라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청원인은 "판사님도 공권력의 참담한 실패라고 판결문의 부언에 적시했다"며 "피해자가 강제 고소취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국회 청문회와 특검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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