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정서로 공감에 한발짝 다가선 첩보물 ‘스파이’

파이낸셜뉴스       2013.08.30 09:20   수정 : 2014.11.03 17:07기사원문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의 스파이도 자신의 아내 앞에서는 별 수 없다면.

올 추석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할리우드 첩보물에 한국적 정서와 유머를 불어넣은 영화 ‘스파이’.

‘스파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스파이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초특급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아내가 작전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해당 영화는 첩보물답게 선글라스를 낀 채 배를 타고 아프리카 소말리아 강을 가로지르며 등장하는 설경구의 얼굴을 비추며 시작, 화려한 스케일을 예고한다.

이어 그는 해적들과 협상을 시도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협상 전문가이자 최고의 스파이다운 면모를 뽐내지만, 아내 문소리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사색이 된다. 설경구는 협상종결자이기 이전 대한민국의 평범한 유부남이었던 것.

첩보물인 만큼 긴장의 기운이 계속 감돌 것만 같지만, 아내 앞에서 꼼짝 못하는 스파이의 반전 매력은 큰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눈을 피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NO’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으며, 말로 안 되면 몸으로 밀어 붙인다는 ‘협상의 원칙’을 문소리에게 시도했다 된통 당하는 설경구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주눅 들어 사는 남편들을 대변하며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제가 가서 잡아 오겠습니다”, “여기가 흥신소냐?”, “IT 강국을 뭘로 보고..” 등의 재치 있는 대사들은 ‘스파이’의 빼놓을 수 없는 코믹 요소.

그렇다고 단순히 코미디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첩보물답게 최신 첨단 장비의 사용과 총격신, 카체이싱신 등의 액션, 스크린에 넓게 펼쳐진 태국의 칸자나부리 정글과 방콕 시내 배경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장소에서 문소리를 지켜내기 위해 설경구가 고군분투할 때는 ‘저런 남편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할리우드 첩보물 못지않은 멋진 장면이 탄생됐다.

설경구를 타겟으로 문소리에게 접근한 다니엘 헤니의 정체를 차츰 알아가는 과정 역시 흥미롭다.

이러한 가운데 ‘박하사탕’, ‘오아시스’ 이후 10여 년 만에 ‘스파이’로 재회하게 된 설경구와 문소리의 연기 호흡이 돋보인다.



실제 부부를 연상케 할 만큼 자연스러운 것. 이는 ‘스파이’ 제작진이 의도한 할리우드의 첩보물과의 차별점인 한국적 정서를 관객들에게 와닿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 문소리의 변신은 가히 파격적이다. 그녀는 부산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함으로써 남편을 기죽게 만드는 억센 아줌마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오랜만에 한국 작품으로 복귀하게 된 다니엘 헤니는 로맨틱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겸비한 모습으로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고창석과 라미란은 웃음에 인색한 한국 관객들이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하며, 한예리는 ‘코리아’ 때처럼 북한말을 어색함 없이 연기, 극의 몰입을 돕는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것이 스파이의 운명”이라는 대사에 담긴 스파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설정은 공감을 자아낸다.
늘 멀리 떨어져 바라만 보던 여느 첩보물과 달리 ‘스파이’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숨겨진 메시지 찾기보다는 영화 자체를 즐기기를 바랬던 이들에게는 ‘스파이’의 개봉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듯하다.

한편 ‘스파이’는 오는 9월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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