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최진성 감독, 가장 궁금해한 질문의답 공개 “알려주마”

파이낸셜뉴스       2013.11.20 15:57   수정 : 2013.11.20 15:57기사원문



‘소녀’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세 가지를 공개했다.

20일 영화 ‘소녀’가 개봉 전부터 지금까지 진행한 GV와 시네마톡을 결산하며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한 질문과 최진성 감독이 직접 밝힌 대답을 공개했다.

먼저 최진성 감독은 주인공 윤수(김시후 분)가 계속해서 이명에 시달리는 이유에 대해 “말실수로 친구를 죽게 만든 소년 윤수는 그로 인한 죄책감과 마음의 상처로 내내 이명에 시달린다. 이명은 잘못 던진 말이 얼마나 큰 고통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극이 점점 진행될수록 윤수의 귀에 들리는 괴로운 소리는 극 중 또 다른 희생양으로 묘사되고 있는 돼지의 울음소리와 유사하게 들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로 인해 상처를 주고 그 결과에 죄책감을 느끼는 소년과 아무런 죄 없이 구제역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생매장당하는 돼지들의 고통이 연결돼 다시 한 번 사람을 생매장시킬 수 있는 말의 끔찍함을 보여준다. 이 장치는 ‘소녀’의 주제를 명확히 표현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진성 감독은 스케이트가 영화에 등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녀’를 통해 말과 사람, 그리고 이 세상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이는 눈부시게 하얀 낮과 칠흑 같은 밤에서 보여주는 빛의 대비, 고요와 찢어질 듯한 이명으로 표현되는 사운드의 대비 등 다양한 요소로 끊임없이 영화 속에서 변주되어 나타나고 있다. 스케이트 역시 그 중 하나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버지가 사준 스케이트는 소녀(김윤혜 분)의 발에 흉한 굳은살을 남기지만 소녀는 스케이트를 탈 때 가장 행복하다. 스케이트는 소녀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 그리고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잔혹한 소문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피난처로 등장한다. 소년이 소녀에게 선물한 새하얀 스케이트에는 소녀에 대한 소년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고,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러나 동시에 스케이트는 소년과 소녀가 궁지로 몰릴수록 변해간다. 소녀를 위해 소년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이를 돕는 것이 바로 스케이트이기 때문이다. 핏빛으로 물들어버린 스케이트를 통해 우리 삶에서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이 한편으로는 가장 끔찍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이중성, 양면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진성 감독은 돼지와 구제역이 의미하는 것을 두고 “소년은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친구를 죽게 만들었다는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고 소녀는 잔혹한 말과 소문에 둘러싸여 외롭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소년과 소녀의 모습은 산채로 매장되는 돼지와 구제역이라는 소재와 함께 등장해 더욱 흥미롭게 그려진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아무 근거 없이 퍼져나간 소문으로 인해 학교, 마을, 그리고 사회에서 냉대를 받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그대로 돼지를 통해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을 의심 받아 흙 속으로 내던져지는 돼지들의 처참한 모습과 이를 통해 말로 매장당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더욱 몰입도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는 영화 ‘소녀’는 말실수로 친구를 죽게 한 소년과 잔혹한 소문에 휩싸인 소녀, 닮은 상처를 알아본 이들의 위태롭고 아픈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djwlddj@starnnews.com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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