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맨’ 한지민, “강아지상? 고양이로 보이고파”

파이낸셜뉴스       2014.01.10 15:07   수정 : 2014.10.30 17:18기사원문



“가볍게 보면서 따뜻함 가져가길..”

드라마 ‘부활’, ‘이산’, ‘카인과 아벨’,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등에서 단아하면서도 여리여리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은 한지민이 ‘옥탑방 왕세자’로 털털하면서도 발랄한 면모를 드러내더니 영화 ‘플랜맨’으로 더욱더 사랑스러운 기운을 내뿜었다.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섹시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그녀는 이번에는 다소 망가지며 스크린에서의 변신이 무궁무진함을 증명해보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만난 한지민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 착하디착한 ‘강아지상’의 대변신

일반적으로 ‘청순의 대명사’ 한지민을 두고 행동 하나하나가 여성스러울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그간 그녀가 해왔던 캐릭터들은 그런 선입견을 더욱 고착화시켰다.

하지만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한 ‘플랜맨’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캐릭터인 유소정으로 분했다.

이에 한지민은 “스토리가 먼저 보이는 작품이 있고, 캐릭터가 먼저 보이는 작품이 있는데 ‘플랜맨’의 경우는 유소정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며 “캐릭터가 좋아도 스토리가 부족하면 선택하기 힘든데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출연 계기를 공개했다.

극중 인디밴드의 보컬인 한지민은 펑키한 콘셉트의 롱 웨이브 헤어와 보헤미안 스타일 옷차림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서른 살로 접어들면서 일탈을 하고 싶었다던 한지민은 “역할적으로 굉장히 갈증이 있었다. 영화는 드라마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것보다 캐릭터를 더 만들고 싶었다”며 “‘플랜맨’ 한정석(정재영 분)을 정신없이 흔들 수 있는 엉뚱한 매력을 더 불어넣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지민은 순해 보이는 인상으로 손예진, 송혜교, 박보영 등과 함께 대표적인 ‘강아지상’ 여배우로 꼽힌다.

‘강아지상’ 단어를 듣자마자 유쾌하게 웃던 한지민은 요즘에는 고양이 같지 않냐고 되묻더니 “고양이상 얼굴을 갖고 계신 분들은 강아지상 갖고 싶어 하시고, 나는 강아지상이다 보니 고양이상 배우들을 보면 부러웠다”며 “예전에는 볼살이 통통해서 잘 표현 안 됐는데 살이 빠지면서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 고양이처럼 눈화장 각도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영화 속 고양이 분장은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강조하더니 “내가 한다고 그랬다. 기타연주 실력도 안 될뿐더러 ‘한 곡은 악기 놓고 뛰어다녀보자’했는데 그러기에는 ‘개나 줘버려’가 제일 어울렸다”고 비화를 밝혔다.

더불어 “‘개나 줘버려’ 공연은 동적이다 보니 분장도 튀게 할 필요가 있었다. 메이크업 연구를 하다가 ‘플랜맨’ 한정석이 고양이도 싫어하니깐 감독님께 고양이 분장을 제안했다. 감독님께서는 한정석 꿈신에서 하자고 하셨는데 그때는 미치광이 콘셉트가 더 맞다고 생각됐다”고 덧붙였다.

◇ 한지민이 노래한다..“심은경과 가창력 비교될까 신경쓰여”

‘플랜맨’에서 한지민은 OST에 수록되기도 한 ‘개나 줘버려’, ‘삼각김밥’, ‘플랜맨’ 등 노래를 직접 소화했다. 그녀가 연기한 ‘유소정’ 캐릭터인 만큼 노래들도 독특하다.

노래 욕심이 상당히 있었다는 한지민은 “‘개나 줘버려’를 두고 다들 할 수 있겠냐고 걱정했지만, 제일 좋았고 녹음할 때도 빨리 끝났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가장 어려웠던 곡으로는 ‘삼각김밥’을 언급하더니 “정상적 가사가 아니고 계속 들으면 재미없어져서 감독님과 함께 창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웃기려고 부르면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이야기하듯이 불러야 했다. 그래서 어려웠고 컨펌도 늦게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플랜맨’보다 약 2주 뒤에 개봉하는 심은경 주연의 영화 ‘수상한 그녀’도 같은 코미디 장르로 ‘플랜맨’과 자주 비교되고 있다. 무엇보다 심은경 역시 ‘수상한 그녀’에서 노래 실력을 뽐낸다.

두 작품의 경쟁에 있어서는 덤덤한 반응을 보이던 한지민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개봉할 때도 ‘평양성’, ‘글러브’ 등의 대작이 있었다. 이번에는 2주 뒤에 하기 때문에 흥행 대결보다는 심은경과의 가창력 비교가 조금 신경 쓰인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 노래를 마음껏 부른 것에 대해 “나 역시 기대감이 있고 설레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여러 곡에다가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게 부담되고 스트레스였다”며 “더군다나 악기랑 노래 같이 한다는 게 어렵더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아울러 “즐기면서 하고 싶었지만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깐 즐겁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고 이유를 댔다.

◇ ‘품절남’ 김명민-정재영과 작업..“신경전 없이 그저 편해”

브라운관에서는 ‘경성스캔들’의 강지환, ‘이산’의 이서진, ‘카인과 아벨’의 소지섭,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소리’의 정우성,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까지 미혼 남자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브라운관과 달리 스크린에서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김명민에 이어 이번 ‘플랜맨’의 정재영까지 일찍이 결혼을 한 ‘품절남’이 그녀의 상대배우였다.

김명민, 정재영 둘 다 편했다는 한지민은 “또래 연기자들 사이에 있을 수밖에 없는 신경전 느낌이 전혀 없었다. 두 분 모두 여배우 대접을 그렇게 해주셨다”고 귀띔했다.

촬영하던 때를 떠올리던 그녀는 “후배로서 엄청 아껴주셨다. 어느 정도 나이차가 있고 결혼하신 분들로서 배려가 더 있었다. 정재영 선배님과는 멜로도 있고 뽀뽀신도 있다 보니깐 나는 신경 썼는데 선배님은 전혀 관심이 없으셨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이나영, 수애, 정려원, 정유미 등 많은 여배우들과 연기해본 정재영은 유독 한지민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굉장히 쑥스러워 하던 한지민은 “장르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심각한 장르를 연기하실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시며 조용하시다고 들었다”며 “정재영 선배님 때문에 붕붕 떠있다. 여신이라는 수식어도 즐기고 있다. 이제 웬만한 칭찬 가지고는 아끼지 않는 느낌 받을까 걱정된다”고 감사를 표했다.

여기에 정재영의 첫 인상에 대해 “가벼운 것보다 무거운 영화들을 많이 하시다보니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수다쟁이였다. 홍보활동하면서 작품 떠난 이야기하다 보니 더욱 편해졌다. 연락할 때 이모티콘도 다양하게 보내시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지민은 “‘플랜맨’은 새해 플랜을 세워야 할 시기에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새해에 가볍게 보면서 따뜻함을 가져갈 수 있길 바란다”고 관전 포인트를 간단히 소개했다.

한편 성시흡 감독의 입봉작 ‘플랜맨’은 1분 1초까지 계획대로 살아온 남자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생애 최초로 ‘무계획적인 인생’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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