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이중규제 제약산업 발전 걸림돌
#. 국내 개발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는 터키 수출을 추진했으나 중단했다. 터키는 신약의 경우 원개발국에 등록된 최소 보험약가를 반영하고 있는데 국내 약가 기준으로는 사업성이 없어 계약을 중단한 것이다. 낮은 국내 약가가 글로벌 진출의 장애물로 작용한 셈이다.
■자료요구 엄격… 비급여 양산
현행 신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급여적정성 평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약가 협상 과정을 거쳐 보험 등재되는 이중 구조다.
신약의 보험 등재 절차를 살펴보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120일간 신약에 대한 급여적정성 평가가 진행되고 이후 60일간의 건보공단에서의 가격 협상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보험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제약사가 신약에 대한 보험 등재 신청 6개월 만에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제약사는 심평원에 보험 등재를 신청할 때 대체약보다 우월한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신약에 대해서는 효과대비 가격 적정성 평가를 한 자료를 제출한다. 이때 심평원이 요구하는 자료는 미국, 영국 등의 기관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많다는 지적이다. 결국 엄격하고 제한적인 경제성 평가 위주의 급여 평가로 인해 약가는 낮아지고 비급여가 양산된다는 것이다.
■신약가격 대체약 평균도 안돼
매년 약가협상을 진행하는 신약 중 45%는 대체약 평균 가격 수용을 조건으로 건보공단의 약가 협상에 넘겨지는데, 이들 약제도 예외 없이 등재가격이 더 낮아진다. 건보공단의 약가 협상 과정에서 이 신약은 10~20%가량 더 인하돼 결정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약가협상으로 연평균 약 50억원의 약제비 재정절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약이 대체약 평균가보다 낮은 약가로 등재되는 것과 달리 개량신약의 경우 2009년부터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해 건보공단 협상을 생략하고 대체가능한 신약의 약가수준(90~110%)으로 상한금액을 정하고 있다. 즉 신약은 대체약제 평균가보다 10% 이상 더 싸게 등재되고, 용법·용량이 변경된 개량신약은 약가협상도 거치지 않고 더 비싼 가격에 등재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대체약제 평균가를 수용한 약제에 한해서는 건보공단 협상절차를 생략하고 등재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등재 신청 약제의 20%가 약가 결렬로 비급여가 돼 환자의 접근성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대체약 평균가로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에 나선 약제 150개 품목 중 30개 품목이 협상이 결렬됐다.특히 협상 결렬과 재심사가 진행될 경우 건강보험 진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특히 국산 신약의 경우 글로벌 진출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중적인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약 등재 기간을 단축하면 결국 신약의 환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제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기업의 고용 및 투자 계획 수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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