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한, ‘상남자’와 ‘뇌가 섹시한 배우’ 사이
파이낸셜뉴스
2014.08.01 20:25
수정 : 2014.08.01 20:25기사원문
올 상반기 화제의 드라마였던 '기황후'(MBC)와 '개과천선'(MBC)에서 수려한 외모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 진이한은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우다. 부드러우면서도 진중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던 그에게서는 기황후의 '탈탈'과 개과천선 '전지원'의 지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기황후에서 진이한은 명민하고 지략이 뛰어난 호위무사 '탈탈' 역을 맡았다. 그는 매력적인 비주얼과 깊은 눈빛, 중저음의 목소리로 여심을 공략하며 주연배우 지창욱과 주진모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탈탈'은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예요. 연기생활을 하면서 그런 좋은 역할을 맡을 기회는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탈탈을 연기하면서 시청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죠."
그는 기황후를 마치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차기작 '개과천선'으로 안방극장을 다시 찾았다. 평소 장르물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었던 그에게 법정드라마 개과천선은 매력적인 선택이었을 터.
게다가 정의로운 주인공 김석주(김명민 분)와 야망 있는 변호사 전지원(진이한)의 대결구도가 예고되면서 드라마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 또한 증폭됐다. 그러나 드라마는 조기종영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기대를 가지고 작품에 임했던 만큼 아쉬움이 컸어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팬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요. 하지만 동료 배우들이나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해요."
'갑옷'과 '수트'에 가려진 명품몸매
진이한은 '기황후' 막바지 촬영 당시 '개과천선' 촬영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며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던 상황. 그러나 그는 '꼬박꼬박 밥을 챙겨먹는 것'으로 보약을 대신하며 꿋꿋하게 촬영을 이어나갔다고 밝혔다.
"원래는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는 편인데, 그 때는 군대에서 밥 먹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었어요. 사극이다 보니 갑옷의 무게도 만만치 않고, 밥을 먹어야 살겠다는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드라마 속에서는 '갑옷'과 '수트'로 가려져 있었지만 사실 그는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다. 한때는 '운동중독'이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운동에 빠져 있었다고.
"지금은 근육이 많이 빠졌는데, 원래는 몸이 근육질이었어요. 요즘 아이돌 몸매 못지 않았죠(웃음). 중학교 때부터 헬스를 하기 시작해서 하루 2시간 정도 운동을 했어요. 걷다가 뛰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이나 윗몸 일으키기 등 기본적인 운동에 충실했죠."
연기와 실제 모습 모두 '뇌가 섹시한 남자'
운동을 좋아하는 '상남자'의 면모와 더불어 진이한은 미술과 수공예를 좋아하는 섬세한 감성을 갖고 있었다.
"보통 남자들이 좋아하는 시계나 자동차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대신 저는 무언가 손을 직접 거친, 손때를 탄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군대에 있을 땐 나무를 잘라서 반지나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 취미였죠. 금속공예 하는 친구랑 같이 펜던트 목걸이를 만들기도 하고요."
수공예를 비롯해 출사 여행, 악기 연주 등에도 관심이 많다는 그에게서 유행을 좆지 않고 자기만의 '템포'로 삶을 살아가는 이의 여유와 아우라가 느껴졌다. '기황후' 속 책사와 '개과천선'의 변호사 등 지적인 역할을 주로 맡아 '뇌가 섹시한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그이지만, 그 같은 면모가 드라마 속 캐릭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던 것.
데뷔 13년차를 맞이했지만 대표작이 많지 않은 진이한, 그러나 조급한 마음은 없어 보였다. '반짝 스타' 대신 '평생 배우'가 되는 것이 그의 연기지론이기 때문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 이어갈 거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어떤 드라마에 무슨 역할을 맡더라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대중들이 '진이한' 하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습니다."
/lifestyle@fnnews.com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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