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신의 손’ 여주인공 맡은 신세경

파이낸셜뉴스       2014.08.27 18:13   수정 : 2014.10.23 17:46기사원문



"허미나는 영화의 '파운데이션' 같은 역할이에요. 어떤 상황에도 휩쓸리지 않고 묵직하게 대길이가 역경을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돼주는 캐릭터. 영화를 떠나서 제가 닮고 싶은 여성상이기도 해요."

26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세경(24)은 입고 있는 붉은 드레스가 영화의 화투장을 상징하느냐는 물음에 소녀처럼 까르르 웃다가도 영화의 캐릭터를 설명할 땐 진지한 얼굴로 돌변했다. 새침하고 조용할 것 같은 첫 인상과는 달리 인터뷰 내내 털털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반전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신세경은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 '타짜'의 두 번째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타짜-신의손'(이하 타짜 2)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미나 역에 한눈에 반했다. "아무리 주변상황이 그녀를 힘들게 몰아가도 항상 당당해요. 멋지게 임무를 완수한 뒤에 생색내는 법도 없고요. 의리가 장난이 아니죠." 이게 신세경이 말하는 미나의 매력 포인트다.

사실 '타짜 2'에서는 미나 역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빛난다. 신세경의 말처럼 "캐릭터만으로도 꽉 찬 영화"다. 11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 번잡해질 법도 한데 주인공 대길(최승현)과 미나의 시선을 중심으로 각 캐릭터를 조화롭게 배치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승현은 전편의 주인공 고니(조승우)의 조카 대길로 바통을 이어받아 겁없이 도박판에 뛰어들면서 '초짜'에서 '타짜'로, 마지막엔 궁극의 '신의 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또 전편에 등장했던 김윤식(아귀 역)과 유해진(고광렬 역)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영화 '변호인'으로 살벌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곽도원이 장동식 역으로 분해 악랄한 캐릭터를 살렸다. 도박판의 꽃으로 남자들을 홀리는 우 사장 역은 이하늬가 맡아 여우같으면서도 순진하고, 고매하면서도 상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이 밖에도 동생 미나를 지극히 아끼는 사고뭉치 오빠 광철 역에 김인권, 대길을 도박판에 입성시키는 의리의 아이콘 꼬장 역에 이경영을 비롯해 오정세, 박효주, 고수희 등이 감초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야말로 캐릭터들의 향연 가운데서 미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길이 스토리를 끌고가도록 돕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사랑에 속고 사람에 속아 절망하는 대길이 목숨줄이 왔다갔다 하는 위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첫사랑 미나의 의리와 사랑 때문이다. 미나가 등장하는 장면이 다른 캐릭터보다 적음에도 비중있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촬영 분량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미나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내내 가장 큰 고민이고 숙제였다"는 그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시작부터 '작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여배우가 쉽게 마음 먹을 수 없는 노출부터 흡연, 욕설, 폭력까지 두루 섭렵해야 했기 때문이다. "작정을 했지만 막상 슛이 들어가면 오히려 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도 했다. 미나를 연기하는 신세경이 아닌 그 자체로서 미나가 되고싶어서였다. 속옷만 입고 화투를 치는 장면이나 엉덩이 노출에 대해서도 그는 "어떻게 생각하면 엄청난 일이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한 장면이었고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면 노출도 연기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미나 역에 흠뻑 빠진 그는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가진 캐릭터라 미나를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지만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은 이미 미나와 많이 닮아 있었다. 그는 "5년 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얼굴을 알린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직 흥행작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여러 작품을 해나가며 꾸준히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명량' '해적'에 이어 '타짜 2'가 한국영화 흥행몰이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도 "흥행 스코어나 시청률은 애를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맡은 역할을 100% 후회없이 해내는 것이 배우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목소리가 단단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문한 신세경은 그간 많이 부딪히고 깎이면서 깨달은 것이 많아 보였다.

"연기적인 부분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이 일에 적응하면서 내적으로 컨트롤하는 방법은 익힌 것 같아요. 제 자신을 어떻게 붙들고 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구요."

그는 "힘들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인간관계이고 의리다. 지금 내 옆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고 버팀목"이라고 했다. 생사의 기로에 놓인 대길을 구한 대가로 악의 소굴로 들어가는 '의리녀' 미나의 모습이 딴 데서 나온 게 아니었다. 영화 촬영 중 가장 힘든 게 뭐였느냐는 질문엔 "고생했다는 말 듣기가 민망할 정도로 고생을 안했다"며 강형철 감독과 함께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관객들이 '타짜 2'의 신세경을 보고 어떤 평가를 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엔 "제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그렇게만 말씀해 주시면 너무 좋아서 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나로 파격 변신에 성공한 신세경이 이 말을 듣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다. '타짜 2'는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흥행감독 강형철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9월 3일 개봉한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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