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과 완생의 기로에 선 핀테크
파이낸셜뉴스
2014.12.23 17:33
수정 : 2014.12.23 22:26기사원문
'미생(未生)'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미생'은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 바둑기사 입단에 실패한 후 사회 초년병으로서 직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원작인 웹툰 '미생'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누적 조회수 10억건을 기록했다. '미생' 단행본은 현재 기준 90만부가 판매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생'이란 바둑에서 '살아있지 않은 돌'을 의미한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핀테크분야 규제완화 대상과 속도다. 정부의 핀테크 규제완화의 주요 대상은 보안성 심사 기준 완화다. 일각에선 보안성 심사 폐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장 급한 핀테크시장 활성화와 소비자의 편리성을 위해 보안을 조금 양보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신중하게 고민해볼 일이다. 올 초 온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1억건 이상의 '금융권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금융권을 강타한 '모뉴엘 금융사기 사건'이 터진 것도 불과 2개월여 전이다. 아직 금융사고의 후속 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유행가'처럼 등장한 신금융모델인 핀테크를 조기 육성하기 위해 보안장치를 섣불리 해제한다면 '제2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금융에서 보안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대마'다. 아직 '미생'인 핀테크가 '완생'이 되기 위해 편리성과 보안성이 균형잡히는 '신의 한 수'가 절실하다. 문득 미생에서 장그래가 내뱉은 독백이 떠오른다.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게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가게 된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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