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TV크기 '형'을 붙이는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15.02.08 14:31   수정 : 2015.02.08 14:31기사원문

설 명절이 있는 이달 들어 국내 굴지의 가전사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품목은 TV 입니다. 그런데 요즘 TV 이름에는 '55형', '65형', '88형' 이라는 생소한 명칭이 따라 다닙니다. 모양을 얘기하는 건지, 길이를 얘기하는 건지, 소비자들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은 일종의 편법적인 용어입니다. 제조사에서 가전제품 매장에서 디스플레이 크기를 표기할때 쓰는 말인데, 과거에 사용하던 '인치(inch)'를 대체한 용어입니다. 정부가 '인치'라는 말을 못쓰게 하니 궁여지책으로 '인치' 대신 '형'이라는 단어를 붙여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 것입니다. 물론 홍보가 덜 돼서 이해하는 소비자들도 별로 없지만요. 하여튼 55형은 과거 55인치, 65형은 65인치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정체 불명의 표기법이 나오게 된 걸까요. 그건 정부의 비법정계량단위 사용금지 조치 때문입니다. 지난 2007년 이후 부터 법적으로 아파트 크기를 표기하는 '평'은 제곱미터(㎡), TV나 컴퓨터 모니터 같은 화면 크기를 표시하는 '인치'는 센치미터(㎝)로 표시 하도록 한 것입니다. 귀금속도 '돈' 대신 그램(g)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법정계량단위와는 달리 TV는 문제가 있습니다. '55인치 TV'를 '139.7㎝ TV'라고 써 놓으면 그게 어느 정도 크기인지 소비자들에게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전업계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형'을 사용하거나 '139.7cm(55형)' 처럼 병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센티(㎝ )' 표기가 낯설은 것은 오랫동안 인치 표기에 맞춰서 화면 크기를 눈대중으로 익혀 놨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TV화면은 '센티'보다 '인치'로 이해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는 얘기입니다. 참고로 TV나 모니터 크기를 나타내는 숫자는 화면의 대각선 길이입니다. 예를 들어 '139.7㎝(55inch)' TV는 화면의 대각선 길이가 1m하고 39.7cm라는 의미입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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