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상장 건설사 경남기업, 15일 증시서 퇴출

파이낸셜뉴스       2015.04.14 10:05   수정 : 2015.04.14 10:05기사원문

42년 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했던 경남기업이 14일 정리매매를 끝으로 15일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자원외교 비리로 인해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자본 전액잠식 등의 사유로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2014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전액 잠식'이 확인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앞서 3월 11일 자본전액 잠식설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경남기업은 자본 완전잠식 상태임을 밝혔다. 이후 3월 30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도 '감사의견거절 및 자본 전액잠식'이 확인됐다.

지난 1951년 8월 대구에서 경남토건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1954년 경남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시공 20위권에 달하는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한 이 회사의 주가는 1994년 최고 22만5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후 여러 차례 감자 등으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1965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태국의 중앙방송국 타워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던 이 회사는 1970년대에는 중동을 비롯해 스리랑카, 카메룬,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1977년 반포 경남아파트를 시작으로 아파트를 건설했다. 최근에는 '경남 아너스빌'이라는 브랜드의 아파트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1987년에는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1999년 11월 워크아웃 대상업체로 지정돼 2000년 4월 대우그룹에서 분리됐다. 2002년 12월 워크아웃 조기졸업 확정 이후 2004년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고 경남정보기술을 설립하는 등 사세를 확장했다. 2007년에는 베트남지사를 설립하고 '랜드마크72' 빌딩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했다. 2009년 채권단이 또다시 워크아웃을 결정하는 등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9년 1월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돼 2011년 5월 졸업했으나 국내외 사업 부진과 경기 불황 등으로 2013년 말 또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특히 앞선 정부를 거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성공불융자금 외 자체 투자 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 2013년에는 3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도 4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7일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채권단에 전환사채 903억원의 출자전환과 긴급 운영자금 11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결됐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최근 경남기업은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의혹 수사의 표적으로 지목됐고, 작년 회생절차 진행과정에서 외압설이 돌아 감사원 감사도 받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