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최초, 그래핀 기반 차세대 CO2 분리막 개발…한양대 박호범 교수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생산활동을 하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의 양을 규제하는 국제약속에 따라 세계 산업계 전체가 CO2를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물질 중 CO2만을 분리해 포집하고, 저장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CO2를 싼 비용으로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CO2 분리 포집 비용 절반 줄인 국산 기술 개발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사진)는 22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의 전체 비용 중 70~80% 정도를 차지하는 CO2 포집 단가를 낮추는 게 최대 관건"이라며 CO2 포집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그래핀 소재로 만든 분리막을 활용하면 기존 소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CO2만을 잡아낼 수 있다"고 개발한 기술의 효과를 강조했다. 또 "그래핀 분리막은 기존 포집공정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고 대량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조기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세계적 흐름도 설명했다.
기존의 CO2 포집 기술은 t당 처리 비용이 60~100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CO2 배출량 중 4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한 곳에서 하루에 1만t 이상의 CO2를 뿜어내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엄청난 비용이 발생되는 셈이다. 결국 이 비용은 전기료 상승으로 연결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CO2 포집 비용을 절반 수준인 t당 30달러 이하로 낮추는 방안이 전 세계 연구진들의 핵심 과제다.
■"2017년까지 공장 적용할 모듈 개발에 주력"
이 가운데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그래핀 기반의 CO2 분리막을 개발하면서 그 가능성을 앞당겼다.
반면 분리막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때 원두 찌꺼기는 남고 커피만 추출되는 것처럼 CO2만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할 수 있다. 특히 빛에 반사를 시켜야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얇은 그래핀을 활용하면 처리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박 교수는 "그래핀의 두께상으로는 C02 포집에 가장 적합한 데, 정작 어떠한 물질도 투과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그래핀과 그래핀 유도체의 미세한 층간 간격 조정을 통해 기공을 만들어 그 기공이 CO2를 잡아낼 수 있도록 한 게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의 연구결과는 기존 분리막 대비 1000배 이상 향상된 CO2 분리막이 탄생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박 교수는 오는 2017년까지 하루 0.25t 가량의 CO2를 처리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그래핀 기반의 CO2 분리막을 동그랗게 말아 파이프 형태로 만든 시제품은 이미 만들어진 상태다. 이 모듈이 최종 완성되면 그 이후에 공장 굴뚝에 실제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크기를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결과 생산해줄 기업 없어 '난제'
그러나 지금 그는 큰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세계 최초로 저비용 CO2 포집 기술을 개발했는데도 정작 이를 생산할 분리막 회사가 국내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CCS 기술 개발에 적극 앞장서는 한편 분리막 관련 회사가 많아 데모 작업이나 실증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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