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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최초, 그래핀 기반 차세대 CO2 분리막 개발…한양대 박호범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2 16:14

수정 2015.07.22 16:14

공장이나 발전소에서 생산활동을 하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의 양을 규제하는 국제약속에 따라 세계 산업계 전체가 CO2를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물질 중 CO2만을 분리해 포집하고, 저장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CO2를 싼 비용으로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CO2 분리 포집 비용 절반 줄인 국산 기술 개발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사진)는 22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의 전체 비용 중 70~80% 정도를 차지하는 CO2 포집 단가를 낮추는 게 최대 관건"이라며 CO2 포집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그래핀 소재로 만든 분리막을 활용하면 기존 소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CO2만을 잡아낼 수 있다"고 개발한 기술의 효과를 강조했다.


또 "그래핀 분리막은 기존 포집공정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고 대량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조기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세계적 흐름도 설명했다.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박호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기존의 CO2 포집 기술은 t당 처리 비용이 60~100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CO2 배출량 중 4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한 곳에서 하루에 1만t 이상의 CO2를 뿜어내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엄청난 비용이 발생되는 셈이다. 결국 이 비용은 전기료 상승으로 연결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CO2 포집 비용을 절반 수준인 t당 30달러 이하로 낮추는 방안이 전 세계 연구진들의 핵심 과제다.

■"2017년까지 공장 적용할 모듈 개발에 주력"

이 가운데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그래핀 기반의 CO2 분리막을 개발하면서 그 가능성을 앞당겼다.

현재 CCS 기술 중 포집, 즉 CO2를 잡아두는 기술은 크게 흡수·흡착·분리막으로 분류된다. 이때 흡수와 흡착은 각각 CO2를 분리할 때, 별도의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또 CO2만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해야 압축률이 높아지는 데 현재 기술은 이 부분에 한계가 있다. 압축률을 높인다는 것은 그만큼 CO2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극대화된다는 의미다.

반면 분리막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때 원두 찌꺼기는 남고 커피만 추출되는 것처럼 CO2만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할 수 있다. 특히 빛에 반사를 시켜야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얇은 그래핀을 활용하면 처리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박 교수는 "그래핀의 두께상으로는 C02 포집에 가장 적합한 데, 정작 어떠한 물질도 투과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그래핀과 그래핀 유도체의 미세한 층간 간격 조정을 통해 기공을 만들어 그 기공이 CO2를 잡아낼 수 있도록 한 게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의 연구결과는 기존 분리막 대비 1000배 이상 향상된 CO2 분리막이 탄생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박 교수는 오는 2017년까지 하루 0.25t 가량의 CO2를 처리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그래핀 기반의 CO2 분리막을 동그랗게 말아 파이프 형태로 만든 시제품은 이미 만들어진 상태다. 이 모듈이 최종 완성되면 그 이후에 공장 굴뚝에 실제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크기를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결과 생산해줄 기업 없어 '난제'

그러나 지금 그는 큰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세계 최초로 저비용 CO2 포집 기술을 개발했는데도 정작 이를 생산할 분리막 회사가 국내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CCS 기술 개발에 적극 앞장서는 한편 분리막 관련 회사가 많아 데모 작업이나 실증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박 교수는 "CCS 기술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정부는 물론 산·학이 협력해 분리막 모듈 제작 등 조기 상업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과 세계 시장 선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실질적인 산학이 이뤄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국제공동연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개인적으로 실험실 창업 등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