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 손건호 상무

파이낸셜뉴스       2015.07.23 17:47   수정 : 2015.07.23 23:08기사원문

"초음파 의료기기 국산화 결실 맺어"



최근 국내 대형 의료기기 시장에 의미있는 사건이 있었다. 이달 일진그룹의 초음파 의료기기 계열사인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알피니언)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자궁근종 초음파 치료기를 대형 병원 2곳에 납품하며 큰 관심을 끈 것이다. 필립스나 GE 등 수입산이 잠식한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에 국산 제품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이번 성과는 2008년 개발에 착수한 지 7년 만에 맺은 소중한 결실이다. 알피니언의 치료초음파 사업조직을 총괄하는 손건호 상무(49·사진)는 "작년 크리스마스 전날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통보를 받고 전 직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며 "우리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기억했다.

알피니언이 개발한 '알피우스 900'은 자궁근종에 특화된 고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기(HIFU·하이푸)다. 사실 초음파 치료기는 1950년대 개발됐지만 진단기 시장과 달리 발전이 더뎠다. 그러다 방사능 치료의 한계와 수술 기피 등으로 10년 전부터 하이푸 기술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하이푸는 절제술 없이 초음파를 타깃(종양)에 집중시켜 태워버리는 기술이다. 돋보기 원리인 셈이다.

손 상무는 "초음파를 활용한 하이푸는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무한 반복 사용이 가능한 게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알피우스900은 독자 개발한 초음파 진단기술과 치료 기술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자부심이 크다"며 "토털 솔루션 방식이라 크기를 축소해 공간 효율성과 이동성이 좋고, 치료 시간도 자기공명(MR) 유도 하이푸나 기존 초음파 치료기보다 획기적으로 줄여 한 시간 이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알피우스900에 대한 시장의 초반 반응은 '호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후발주자지만 국내에선 대형 의료기 개발이 처음이라 관심들도 많고 반응도 괜찮다"며 "그렇지만 가격이 불투명한 수입산과 달리 가격을 엄격히 관리해 품질에 맞는 제값을 받겠다는 게 영업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매출보다는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쌓기가 우선"이라며 "국내 최초이다 보니 더 까다롭게 허가를 받은 만큼 제품 경쟁력은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7년간의 개발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손 상무는 "개발기간이 워낙 오래 걸리다 보니 중간에 이탈하거나 의문을 갖는 직원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까웠다"며 "초기 4~5년은 연구소, 임상단계에서는 병원에서 살다시피했다"며 멋쩍어했다.


그는 "임상전에 돼지로 동물 실험을 하는데 실험조건에 맞는 대상을 찾기 위해 마장동과 도축장을 밥먹듯이 뛰어다닌 전담 직원도 있었다"며 "살아있는 돼지와의 싸움도 쉬운 게 아니었다"며 웃었다.

임상 이후에는 암실 같은 초음파 진료실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들락날락하다 보니 백내장이라는 직업병도 생겼다.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을 다그치는 성격이라는 손 상무는 "자궁근종을 시작으로 초음파 치료 분야에서 국가대표 기업이 되도록 항상 책임감과 자부심을 잃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