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통합' 해양금융센터 비효율적
파이낸셜뉴스
2015.08.09 17:40
수정 : 2015.08.09 22:01기사원문
수은·무역보험공사·산은 통합 해양금융 지원하지만 영업·실적은 따로 이뤄져
"해양담당 기관 모여있어 선사들 업무처리에 유용"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들어선 이 센터는 선박, 해양플랜트, 해운, 기자재 등 포괄적인 해양금융 지원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의 협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각 기관이 같은 공간만 공유할 뿐, 영업이나 실적은 따로 이뤄지고 있어 겉보기에만 하나로 묶여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양금융센터의 선박금융실적은 기관별로 나뉘어 집계됐다. 이 중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말(1~7월)까지 총 9조4000억원의 선박금융 지원실적을 올렸다. 올해 목표금액인 14조5000억원의 절반 이상 달성한 셈이다.
같은 기간 무역보험공사 지원실적은 2조1692억원으로 목표액인 5조1000억원의 42.5%를 채웠다. 올 하반기 탱커와 컨테이너 위주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올 들어 6월까지 1조6000억원의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사실상 센터의 것이라기보다는 각 금융기관의 해양금융 실적으로 분류되고 있다. 각 기관 관계자들은 이 센터를 통합된 또 다른 별개의 조직이 아닌 각 은행 내의 한 본부가 부산에 파견돼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설명이다. 한 기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만 센터에 모여있을 뿐"이라며 "이곳에서 여신이 이뤄져도 해양금융종합센터 이름으로 여신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각 해당 기관 이름의 여신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업무만 다른 지역에서 이뤄진다는 것으로, 이로 인한 비효율이 상당하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금융기관 한 관계자는 "부산에 파견된 직원들이 본사와의 업무협의를 위해 매번 서울에 회의하러 오가는 등 상황이 세종시 공무원과 다를 바 없다"며 "중요한 결정은 대부분 본사에서 이뤄지고 센터에서 이뤄지는 것은 실무적인 일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금융기관 관계자도 "해양금융 관련 부서만 분리돼 부산에서 업무를 할 뿐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기존과 같은 일을 하는데 위치만 떨어져 있어 업무적으로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조선업체도 재무부서가 서울에 위치해 있던 곳이 많았는데 센터 설립에 맞춰 어쩔 수 없이 부산으로 따라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통합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센터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해양금융허브를 만들겠다는 구호하에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한곳에서 각 금융기관끼리 따로 일을 하고 있어 별다른 시너지효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기관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급하게 만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정부가 해양.선박금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7개월 만에 각 금융기관들이 부산으로 이전했다.
이와 관련, 해양금융센터는 "해양금융을 담당하는 3개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모여있어 선사 등 바이어들이 한번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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