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버는 '일룸' 퍼시스 효자됐네

파이낸셜뉴스       2015.11.23 18:01   수정 : 2015.11.23 21:44기사원문
조달시장 퇴출·불황 영향.. 모회사 퍼시스 '실적부진' 자회사 '일룸'성장과 대조
주택시장 호황과 맞물려 매출 성장세 지속 전망



최근 실적이 부진한 퍼시스가 주력인 사무용 가구 대신 가정용 가구 자회사 '일룸'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퍼시스의 이같은 행보는 가정용 가구 매출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판로지원법)' 개정 이후 퇴출된 정부 조달시장의 매출을 대신하는 것은 물론 지속성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퍼시스의 실적부진...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퍼시스의 올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78억원이다. 업계에선 퍼시스의 올해 전체 매출은 지난해 기록한 2199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에는 2170억원, 2012년에는 2219억원 수준이었다. 이같은 수치는 2011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775억원과 비교할 때 6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실적부진은 2012년 이후 조달시장에서 퇴출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부는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을 통해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이 1500억원, 자기자본이 500억원을 초과하는 업체의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할 예정이었다. 퍼시스의 조달시장 퇴출은 기정사실이었다.

조달시장은 정부가 조달청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는 시장이다. 신뢰성이 높은 것은 물론 어음발행이 없어 현금회전이 빠르다. 당시 가구업계에서 조달시장 매출이 가장 컸던 퍼시스로서는 포기하기 힘든 시장이었다. 이에 퍼시스는 2010년 인적분할을 통해 교육용가구 브랜드 '팀스'를 설립해 조달시장에 남으려했다. 하지만 퍼시스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소가구업계의 반발을 샀고, 결국 정부와 국회의 판로지원법 개정으로 이어져 퍼시스의 조달시장 참여는 완전히 막히게됐다.

퍼시스는 2011년까지 조달시장에서 연간 400~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왔다. 판로지원법 개정 이후 줄어든 매출액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사무용가구 부분에서 조달시장을 대체할만한 시장을 찾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룸'으로 부진 만회하나

반면 퍼시스의 자회사인 '일룸'의 성장세는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지난 1998년 학생용 가구로 시작한 일룸은 지난 2009년 가정용 가구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일룸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해 강남권 소비자들로부터 인기있는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TV광고 등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일반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가구업체 중 유명모델을 기용해 TV광고를 집행하는 곳은 일룸뿐이다. 이같은 영향에 지난해 일룸은 9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635억원) 60% 이상 성장했다.

더욱이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황을 띠고 있다는 것도 일룸에게는 고무적이다.
내년에도 약 20만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있고, 2017년에는 32만3797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입주물량과 가정용 가구의 매출이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일룸의 매출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퍼시스의 성장 정체는 조달시장 퇴출과 불황을 대비한 기업들이 사무용가구 발주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맞물린 결과"라며 "일룸의 경우 주택시황 호황에 맞물려 당분간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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