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⑥) 지역패권주의 깨는 제3당 나와야 정치개혁

파이낸셜뉴스       2015.12.15 19:03   수정 : 2015.12.15 22:05기사원문
5부. 정치혁신을 위한 도전과 실험들 (6) 무늬만 다당제, 현실은 양당제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부터 고쳐라
선관위 등록 정당 20개지만 국회 여당·제1야당으로 양분
양당 '중도개혁' 어정쩡한 노선 정책적 차별성 없이 보스정치
정치개혁 기대 어려워..선거제도 개편 땐 다당제 물꼬







'지역 패권주의→승자독식 선거제→양당의 독과점→다양성 상실→기득권 지키기.' 한국 정치는 무늬만 다당제를 표방할 뿐 현실은 집권 여당과 거대 야당을 내세운 양당제의 성격이 짙다.이 때문에 양당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가 만연해져 영향력 있는 제3당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도 난항을 겪었던 선거구 획정 논란과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슈는 다당제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정책적 승부로 정치판에 새 바람을 불러올 제3당이 자리 잡아야 한국 정치의 선진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떴다 사그라드는 제3세력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정당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원내 정당을 비롯해 개혁국민신당, 경제민주당, 공화당, 노동당 등 총 20개다. 이 외에도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한 곳은 민초연합, 진리대한당, 신민당 등 13개다.

이같이 형식적으로 다양한 정당이 등록돼 있고 창당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에 제대로 진입한 정당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분열 위기에 놓인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 두 곳뿐이다. 정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어려운 적은 의석을 가진 터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역대 총선에선 정당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결과 전체 득표의 70% 이상을 양당이 해왔다.

그나마 17대 총선에선 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 18대 총선에선 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19대 총선에선 통합진보당이 표를 얻어 원내에 진입했으나 캐스팅보트 역할에 그치거나 부족한 의회 경험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이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정권을 결정짓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제3세력이 부각됐지만 반짝 효과에 그치는 현상이 매번 반복됐다.

'1992년 정주영, 1997년 이인제, 2002년 정몽준, 2007년 문국현, 2012년 안철수'라는 인물이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변화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으나 대선에서 3위 또는 후보단일화에 엮이며 사그라들었다.

대선 전후로 이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당이 만들어졌으나 모두 인물에만 의존하면서 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해 단기간에 잊혀졌다.



■차별성 없는 양당제…부작용만

이념과 팽배한 지역주의로 인해 실질적 양당제가 고착화되면서 정치 색깔이 달랐던 거대 여야는 경제 문제가 주요 화두로 부각되자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중도개혁'이란 키워드에 묶여 양당 모두 어정쩡한 노선을 유지하며 유권자 잡기에 주력한 탓에 각자의 색채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권자가 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중도 노선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양당제의 정책적 차별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노선이나 정책적 측면에서 반짝 아이디어 싸움에 그치는 현재의 양당제로는 정치 활동을 개선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정당 관계자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오히려 이슈를 선점 당해 답답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며 "대선에서도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와 복지강화 공약 제시로 야당의 입지가 위축된 적이 있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것이 핵심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당 관계자는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정책이 우선이 아닌 인물 위주의 정치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정치는 한 명의 보스에 기대는 정치로 다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성 없는 양당제가 만연해있다 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전체 의석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 직전에 몰리면서 집권 여당만 원내를 차지하는 형국이다. 실질적 양당 체제에서 거대 야당이 흔들리다 보니 제대로 입법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다당제 안착 위한 제도 개편해야

이런 실질적 양당제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현재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부터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선거제도 속에 여야 모두 영호남 지역패권 주의에 찌들어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기에 실질적 양당제는 점차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과거 선진당과 자민련 등 충청도를 대변하는 세력이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고 지역정당에 머물며 소멸된 사례로 볼 때 현재의 양당 우위 체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개편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 이상을 넘어 다수 의석을 갖춘 영향력 있는 제3당이 나와 양당 우위 질서를 깨뜨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 문화에선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구난방식 다당제로 변질될 우려도 있는 만큼 기존 양당 정치의 폐해를 해소할 수준의 제도를 안착시킬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익명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의 거대 야당은 정권 교체보다 기득권 지키기에 주력하는 모양새이고, 집권 여당은 이에 동조해 울타리를 강화하려 한다"며 "근원적 정치개혁부터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 우선 선거제도 개편으로 다당제의 물꼬부터 틀 수 있는 방법이라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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