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주제, 유쾌하게 풀어 쓴 '데드 독'

파이낸셜뉴스       2016.04.04 18:30   수정 : 2016.04.04 18:30기사원문
세계가 열광하는 영국 시골극단 '니하이시어터' 한국 나들이



영국 남서부의 해안지방 콘월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마이크 셰퍼드는 한때 런던에서 연극 무대에 오르던 배우였다. 교사가 됐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은 접을 수 없었던 그는 학생, 마을 주민들을 모아 연극 워크숍을 시작했다. 1980년 니하이시어터(Kneehigh Theatre)의 시작이다. 이들은 '무릎높이'를 의미하는 극단 이름처럼 변변한 공연장이 없어도 개의치 않았다. 마을회관, 천막, 숲속 등 장소를 불문하고 공연하며 익숙한 동화나 신화, 마을의 전설을 바탕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거칠지만 독특하고 생생한 에너지에 관객들은 호응했다. 2006년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처음 미국에 진출, 이듬해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밀회'를 무대로 옮겨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2010년에는 본거지인 콘월에 천막형 공연장 '어사일럼'을 개관했고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 내셔널 시어터(NT) 등 유서 깊은 극단들과 공동작업을 할만큼 성장했다.

이들은 고전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라이브 음악, 인형극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혁신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 영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극단임은 물론이고 영미권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열성 관객을 몰고 다니는 원동력이다.

니하이시어터가 오는 21~2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18세기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시초로 불리는 '거지 오페라'의 21세기 버전, 뮤지컬 '데드 독'(사진)을 국내 초연한다.

1728년 극작가 존 게이가 발표한 '거지 오페라'는 당대 영국 사회의 부조리와 상류층의 위선을 풍자한 작품으로 1928년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와 작곡가 쿠르트 바일이 각색한 '서푼짜리 오페라'가 더 유명하다.

3세기가 지난 2014년 초연한 '데드 독'은 이야기 뼈대만 남겨두고 새로운 음악과 대본으로 재탄생해 영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음악을 만든 찰스 헤이즐우드는 "'거지 오페라'는 똑같이 타락했다고 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추락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빠져 나오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이야기"라며 "1720년대 런던과 지금의 현실이 다를 바가 없다.
이 시대에 맞게 그 핵심을 끌어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루지만 표현 방식은 밝고 유머러스하다. 살인청부업자, 부패한 정치인과 경찰관, 현대판 로빈 후드, 비리를 저지르는 기업가 등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가 18세기 다성음악부터 발라드, 디스코, 펑크, 힙합, 스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뒤섞여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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