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꼬마빌딩·재건축' 투자 몰려

파이낸셜뉴스       2016.05.09 17:17   수정 : 2016.05.09 22:03기사원문
수익형 부동산 매입으로 임대수입 올리는것 선호
작년 거래건수 역대 최대.. 강남 재건축도 관심끌어

#.현금만 40억원 이상을 보유한 50대 후반의 자산가 A씨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있는 40억원대 중소형 빌딩을 매입했다. 오랫동안 투자처를 고민하던 A씨는 이미 가격이 오를대로 올라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시세차익과 함께 이면도로에 위치한 상가건물로 꾸준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보고 매입을 결정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자산가들의 투자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 금리가 워낙 낮아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의 이자수익보다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입을 올리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물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자산가들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고액자산가들의 눈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 우선 이들이 주목하는 분야는 지상 3~5층 규모의 중소형 상가, 이른바 '꼬마빌딩'이다.

■꼬마빌딩 대세로 자리잡아

9일 시중은행 부동산전문가들에 따르면 부자들은 중소형 꼬마빌딩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현금보유보다는 실물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자산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빌딩은 상가 임대수입을 올리는 동시에 안전하게 후대에 자산을 물려줄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은 "돈 있는 사람들은 사실 안전하게 자산을 지키면서 자식에게 증여하는데 관심이 많다"면서 "현금으로 물려주기 보단 부동산이 좋고 부동산 중에서는 아파트는 실거래가로 따지기 때문에 기준시가로 물려줄 수 있는 중소형 꼬마빌딩을 사는게 대세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현재 시중에는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투자 상품이 거의 없다 보니 실물 자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면서 "30억원에서 50억원 이내 빌딩에 투자해 지가상승에 따른 매각 차익도 보고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아도 세금이나 운용비용을 월세로 처리할 수 있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너무 덩치가 크면 시장 상황이 변했을때 처분 혹은 운영이 힘들기 때문에 환금성 측면에서도 규모가 작은 빌딩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소형 빌딩 거래금액은 5조5077억원, 거래건수는 1030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올 1.4분기 서울에서 체결된 500억원 미만의 중소형 빌딩 거래 총 192건 가운데 64.6%인 124건이 50억원 이하 소형빌딩이다.

■강남권 재건축도 투자상품으로

중소형 빌딩과 함께 재건축 열풍이 일고 있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도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중소형 빌딩 가격이 많이 올라 몇십억원대에 살만한 물건이 거의 없다"면서 "그래서 아파트 쪽으로 관심을 돌려서 차액을 보겠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에 있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저금리 기반에선 당연히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은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얻는다"면서 "요즘은 소형아파트가 오피스텔 처럼 수익형 부동산화 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강남권 소형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기대치까지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08% 올라 9주 연속 상승했다.

서초(0.22%), 강동(0.19%), 강남(0.17%) 등이 서울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여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 분양성공 이후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임대사업이 가능한 소형주택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5월 현재 서울지역 분양면적 66㎡ 이하 소형 아파트 시세는 3.3㎡당 204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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