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혁 "마흔두살에 42번가 출연, 왠지 인연 깊죠?"

파이낸셜뉴스       2016.06.27 16:59   수정 : 2016.06.27 22:58기사원문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작품"<br />"마쉬역 어떻게 캐스팅 됐냐구요? 목소리의 중후함 때문에? 하하"<br />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막이 올랐다. 올해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쇼뮤지컬의 대명사로 통한다. 1930년대 미국, 시골 출신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 주연을 맡게 되고 연출가 줄리안 마쉬의 도움을 받아 스타가 되는 성공 스토리와 함께 최고의 스타 도로시 브록이 부와 명예를 버리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1933년 뮤지컬 영화로 탄생한 뒤 1980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만 5000회 이상 공연됐고 2001년 '리바이벌 버전'까지 선보이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이번 공연은 초연 멤버인 최정원과 11년 만에 다시 도로시 브록을 맡게 된 뮤지컬 1세대 김선경 등 작품과 인연이 깊은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 이번에 처음 줄리안 마쉬 역으로 무대에 서게 된 배우 이종혁(42)은 남다른 인연을 자랑했다. 개막을 앞두고 공연장에서 만난 이종혁은 "올해 마흔 둘인데 42번가에 출연하게 됐다"며 능청스러운 '아재개그'를 날렸다. 그러더니 화들짝 놀라며 소름돋는 평행이론을 제시했다. "제가 올해 20년차거든요. '42번가'도 올해 20주년이잖아. 엄청난 인연이네!"

이종혁의 활동 반경은 참으로 넓다. 영화,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까지 섭렵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내공은 그의 배우 인생의 출발점인 무대에서 나온다. 1997년 연극 '서푼짜리 오페라'로 데뷔한 그는 2002년 연극계의 대모로 불리는 배우 박정자의 상대역 해롤드로 출연한 연극 '19 그리고 80'으로 주목받으며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오디션을 가면 '나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만 알아달라'는 게 공식 멘트였다"며 "춤.연기보다 '무데뽀' 정신만큼은 자신있다. 그만큼 연기가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대학로 연극판에서 보낸, 고되지만 열정 넘쳤던 20대 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얼굴은 행복 그 자체였다. 그가 꾸준히 연극, 뮤지컬 등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뮤지컬 '시카고'에 이어 1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그는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작품이 '브로드웨이 42번가'"라며 "그런데 줄리안 마쉬 역을 하기엔 좀 어린 것 같지 않냐"며 특유의 농담조로 반문했다. 캐스팅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되묻자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냐"고 손사래를 치더니 곧바로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에서 주는 중후함? 무대에 섰을 때 멋진 비주얼? 그렇다더라고요. 하하."

페기와 도로시가 돋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역할은 줄리안 마쉬다.
'시카고'의 속물 변호사 빌리 플린과 비교한다면 합창을 포함해 불러야 할 넘버는 3곡 정도로 비슷하지만 대사량이 훨씬 많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거의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좀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제작자로서 원치 않게 비굴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여배우에게 져줘야 하죠. 자존심, 자기 양심과 싸워야 할 때도 있어요. 갈등과 고뇌를 겪는 인물이죠. 현시대를 살고있는 관객들의 상황과 다르지 않아요. 대본 행간의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관전 포인트로는 '탭댄스'를 꼽았다. "고전적인게 어찌 보면 뻔할 수 있지만 오리지널의 힘이 있어요. 특히 앙상블의 힘이 대단해요. 소름이 돋죠. 연습 때마다 생각해요. 나만 잘 하면 되겠구나. 하하."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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