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위험등급', 2~3등급 중·고위험 펀드 절반 넘어

파이낸셜뉴스       2016.07.04 18:05   수정 : 2016.07.04 18:05기사원문
수익률 변동폭 기준으로 '펀드 위험등급' 분류 개편
'주식형'이라는 이유로 '고위험'으로 분류됐던 한국밸류10년투자 4등급 중저위험으로



4일부터 투자자산이 아닌 수익률 변동폭에 따라 위험등급을 나눈 펀드 위험등급 제도가 시행되면서 새로운 등급이 매겨진 결과, 고위험과 중위험펀드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시중 3157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2등급(고위험)과 3등급(중위험) 펀드가 각각 894개, 847개로 가장 많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정 이후 3년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25%를 초과하면 1등급, 수익률 변동성이 낮아 0.5% 이하이면 6등급으로 분류된다. 자산운용사는 수익률 추이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펀드 등급을 새로 변경해야 한다.

수익률 변동성은 최근 3년 동안의 연 환산 주간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구해 산출한다. 최근 3년간 펀드의 연 환산 주간 수익률이 통상적으로 얼마나 등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가령 평균 수익률이 4%인 펀드의 변동성이 35%라면 이 펀드의 연환산 주간 수익률이 평균 수익률보다 35% 더 높거나 낮을 수 있다. 금감원이 변동성을 기준으로 펀드 위험도 평가 제도를 새롭게 마련한 것은 투자 대상 자산만을 기준으로 한 기존 제도가 펀드의 위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번에 등급 재조정결과,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호나 신영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등 장기투자 펀드는 기존에 주식형 펀드라는 이유로 고위험 펀드로 분류됐던 것과 달리, 수익률 변동이 10% 이하로 낮기 때문에 4등급(중저위험)으로 분류됐다.

채권혼합형 펀드들이 4등급으로 분류된 만큼 장기투자 펀드들의 위험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채권형 펀드라는 이유로 중저위험으로 분류됐던 하이일드나 신흥국 채권 펀드는 수익률 변동성이 높아 2등급으로 위험도가 올라갔다.

가장 수익률 변동성이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으로 변동성이 50% 가까이 육박했다.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일수록 수익률 변동성이 높았다. 즉, 가치투자 펀드가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험.중수익 투자자들에게는 적합한 펀드 상품인 셈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이 고위험, 국내 채권 투자는 저위험으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자산별 등급이 세분화된 것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전략에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해외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고 해서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되기보다 투자전략에 따라 안정성을 추구하는 해외펀드도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투자기법에 따라 위험도가 낮은 펀드가 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투자기법이 한층 발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용석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이번에 개편된 펀드 위험등급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적정 시행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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