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자위대 창설기념행사
파이낸셜뉴스
2016.07.12 17:29
수정 : 2016.07.12 17:29기사원문
아베, 총선서 과반 차지
일본 헌법 개정 통한 자위軍 만들기 의도인 듯
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한 일본대사관은 12일 서울 중심지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6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헌법 개정을 통해 '자위군'을 만들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행보와 함께 성대하게 열렸다는 점에서 일본의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 훈령 27호를 벗어난 이상한 기념행사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일본자위대가 창설된 날은 방위성설치법과 자위대법이 시행된 1954년 7월 1일이 맞지만, 여름철 태풍 등 재해재난에 자위대의 출동이 잦아 1966년 방위성 훈령 27호를 제정해 11월 1일을 공식적인 자위대기념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사카 교수는 "실제적으로 자위대는 두 번의 기념일을 갖는다"면서 "7월 중에 실시하는 기념일은 자위대 각 부대에서 조용히 실시하고, 3년 단위로 11월에 자위대 기념행사를 크게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중심지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식을 한 것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일본에서는 과거 자위대가 무장을 금지한 헌법 9조를 위반했다는 판결이 있어, 자위대 기념행사 반대 여론이 아직도 남아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한국인들의 국민감정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위군을 만들어 한·미·일 공조를 주도하고 싶은 일본
호사카 교수는 "지난달에 제정된 육상자위대의 신형 엠블럼에 자위대 창설연도가 1954년이 아닌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으로 바뀐 것은 이런 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이는 자위대가 국제평화에 공헌하는 일본의 군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6·25전쟁 당시 옛 일본군의 잔존 함정들이 대한해협 일대에서 기뢰(수중지뢰)를 제거하는 작전에 투입됐고, 전쟁 발발로 주일미군 7만명이 한국으로 이동하면서 맥아더는 일본 정부에 경찰예비대(오늘날 자위대) 창설을 요청했다"며 "이것은 자위대 창설이 일본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 정당한 무력집단이자,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웃국가에 반성·배려 없는 일본
독일과 마찬가지로 전범국가이지만 독일과 달리 일본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주변국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으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5월 24일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 참가한 일본 함정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게양한 채로 진해 군항에 입항, '이웃 나라에 대한 배려와 반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자위대 창설기념식을 실시해 다시금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독일은 자신들을 완벽한 전쟁책임 국가로 인식해 나치의 잔재를 완벽히 뿌리 뽑았다. 그래서 독일군은 독일이라는 국가의 군대라기보다 나토(NATO)의 군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자위(自慰) 의식이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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