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 앞둔 미국 대선 관전포인트

파이낸셜뉴스       2016.09.12 17:27   수정 : 2016.09.12 17:28기사원문
1. TV토론,부정적 이미지 쇄신하고 대통령 자질 증명 시험대
2. 돌발상황, 힐러리 자료 공개하겠다.. 어산지, 내달 말 예정
3. 부동층이 백악관 주인 결정한다, 최근 무당파 유권자 설문.. 트럼프 49% 힐러리 29%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하루도 낭비할 시간이 없다.' 미국 노동절(9월 5일)을 기점으로 미 대선을 향한 마지막 코스가 시작됐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앞으로 두 달간 전력질주할 채비를 마쳤다.

일단 클린턴이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지지율 박빙을 보이고 있지만 자금력과 전국 조직력에서는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캠프가 현재 보유한 선거자금은 1억5200만달러로 트럼프 캠프의 9700만달러보다 5500만달러나 많다. '쩐(돈)의 전쟁'이라 불리는 미국 선거에서 자금력은 TV광고와 캠프 직원 증원 등과 직결돼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트럼프는 대선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의 선거사무소 및 현장직원 숫자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대표적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 클린턴 캠프의 선거사무소는 50곳이 넘지만 트럼프 캠프는 1곳에 불과하다. 클린턴 캠프가 지난 7월 선거캠프 직원에게 지불한 임금은 280만달러로 트럼프 캠프(91만1748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경선 때처럼 예상을 뒤엎고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앞으로 펼쳐질 3번의 대선후보 TV토론과 각 후보의 선거전략,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문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중도 및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 등이 관전 포인트다. 11일(현지시간) 뉴욕 '9.11 테러 추모행사'를 계기로 논란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클린턴의 건강이상설 등도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이슈다.

먼저 대선후보 TV토론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선후보 TV토론은 이달 26일 뉴욕주 헴스테드, 다음 달 9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다음 달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총 3차례 개최된다.

TV토론은 두 후보가 그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대통령 자질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대선에 무심했던 유권자들도 TV토론을 지켜보며 표심을 정한다는 점에서 TV토론이 갖는 위력은 상당하다. 2008년 미 대선에서 7000만명의 시청자가 민주당 조 바이든과 공화당 세라 페일린 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을 지켜봤고 1980년 8000만명이 시청한 대선후보 TV토론은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누르는 계기가 됐다.

e메일 스캔들 등으로 인한 신뢰성 추락과 지지율 하락의 위기에서 벗어날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한 클린턴과 판세를 뒤집어야 하는 트럼프는 첫 TV토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는 클린턴에 비해 정치.실무 경험이 부족하고 토론에 익숙하지 않지만 지난 공화당 대선 경선 때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밀리지 않았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BBC는 말했다.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도 이번 대선의 뇌관이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직 당시 개인 e메일 사용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정직성과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클린턴 후보가 고의로 법을 위반할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가족자선단체인 클린턴재단이 기부자들을 위해 국무부와 '비선'으로 접촉했음을 보여주는 e메일이 공개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클린턴은 여전히 e메일 스캔들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여기에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클린턴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고, FBI가 지난 7월 추가로 발견한 e메일 1만4900건이 다음 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공개되는 자료에서 클린턴의 범죄사실 또는 부정직을 증명할 '결정적 증거(smoking guns)'가 나타날 경우 클린턴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도 대선판을 뒤흔들 수 있다. CNN은 트럼프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테러 공격 등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공포에 휩싸인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주장에 동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전 세계 위기상황이나 미 경제에 대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역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도 및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와 숨은 트럼프 지지자(shy Trumpsters)들이 얼마나 나올지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6일 발표된 CNN.ORC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이 트럼프에게 더 많이 쏠린 것으로 드러났다. 무당파의 49%가 트럼프를 선택했고 클린턴은 29%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겉으로는 트럼프 지지 의사를 나타내지 않지만 실제로 투표장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유권자들이 예상보다 많으면 클린턴이 패배할 수도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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