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동안 품격있는 사회 리더 되도록 지원하겠다"

파이낸셜뉴스       2016.09.29 17:13   수정 : 2016.09.29 17:17기사원문
"민주화.산업화 이후 도약 위해선 문화 중요"
병영개선 위해 사재 출연, 지난 7월 캠프리딩 발족
컨테이너형 북카페 지원



'문화의 불모지'였던 군대가 변하고 있다. 신병부터 군 장교까지 책 읽는 문화가 확산되고 북 콘서트, 명사강연 등 좋은 책과 관련된 문화행사가 열리면서 수직적이고 딱딱한 병영문화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해 올해로 5년차를 맞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청춘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렸던 군대가 젊은이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지난 7월 발족한 사단법인 캠프리딩코리아(Camp Reading Korea)는 이 같은 긍정적인 군의 변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다. 현역 장병이 건전한 가치관 정립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명예를 높이고, 참된 군인정신과 강인한 전투력을 갖춘 군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민병기 캠프리딩코리아 초대 회장(75)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영에서의 책 읽기는 미래 국가인재가 될 우리 젊은이들의 헌신에 대한 응답이다"라며 책 읽는 병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군과 인연을 맺은 것은 꽤 오래 전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문리대를 나와 해군 중위로 예편한 그가 군에 대한 크고 작은 지원을 이어가게 된 계기는 1967년 당포함 피격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동해 거진 북쪽 북방한계선(NLL) 해역 명태잡이 어선을 지키려다 북한 해안포의 포탄에 맞아 침몰한 당포함 사건은 그가 군복무 중일 때 벌어진 일로, 민 회장은 당포함이 침몰하고 여러 전우가 전사한 이 사고를 추모하기 위한 당포함추모사업회 이사장직을 지난 2009년부터 맡아 활동해오고 있다.

그의 군에 대한 애정은 부친인 고 민장식 전 국회의원이 소장하고 있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유묵인 '청초당(靑草塘)'을 해군에 기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안 의사가 서거 이틀 전인 1910년 3월 24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쓴 것으로 '풀이 푸르게 돋은 언덕'이라는 뜻의 '청초당'을 통해 봄에 풀이 푸르게 돋아나듯 우리나라의 독립도 곧 다가올 것이라는 안 의사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 유묵은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2년 8월 16일 보물 제569-15호로 지정됐다.

이후 컨테이너 병영독서카페 릴레이 기증 운동과 병영독서활성화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온 민 회장은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민간 지원이 절실함을 느끼고 사재를 털어 캠프리딩코리아를 설립했다.

민 회장은 인터뷰 내내 "민주화와 산업화 이후 대한민국의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서는 문화적 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문화 강국의 국가적 목표를 위해 우리가 직면한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목표를 위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병영 독서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국민의 교양 수준을 높이는 대표적인 수단과 방법이 독서이고, 특히 병영에서의 책 읽기는 국가의 미래인 청년들이 병영에서 헌신하는 기간을 무의미하지 않게 생각하고 미래의 국가 리더로 이끌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민 회장은 이어 "캠프리딩코리아는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책과 문화가 있는 병영'을 지원해 젊은이들이 인문독서의 가치를 깨닫고, 보다 품격 있는 사회의 리더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캠프리딩코리아를 통해 앞으로 우수 병영도서 보급 및 발간, 장병 문화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장병 복지지원, 장병 리더십 및 인성 함양 교육 등 군 장병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GOP 소초 등 격오지 부대에 기증돼 장병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컨테이너형 독서카페 지원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민 회장도 88번째 병영독서카페를 당포함추모사업회 이사장의 이름으로 육군 12사단에 기증했다. 이 컨테이너 독서카페는 오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개최되는 육군 최대 축제인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장에 전시된 후 최전방 GOP에 전달된다.

민 회장은 "가고 싶은 군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군대가 되도록 안보의 최전선인 군과 후방 베이스캠프인 민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보루인 군은 물론, 우리가 몸담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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