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도 건보 개혁에 팔 걷어라

파이낸셜뉴스       2016.10.04 17:17   수정 : 2016.10.04 17:17기사원문
야당에 주도권 내준 채.. 이대로 구경만 할 텐가

국민의당이 3일 건강보험 개편안을 내놨다. 앞서 지난 7월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당의 개편안은 대동소이하다. 직장.지역으로 나뉜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고소득자의 무임승차를 막는 게 핵심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두 당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반면 집권 새누리당과 정부는 영 굼뜬 모습이다.

건보 개혁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작년에 들어온 민원만 6700만건, 누적 민원은 수억건에 이른다. 직장을 잃고 지역으로 편입된 뒤 건보료가 껑충 뛰는 게 대표적이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직무유기다. 현행 건강보험 제도는 1989년 틀을 잡았다. 그로부터 27년이 흘렀다. 손을 볼 때가 됐다. 사실 박근혜정부도 출범 초 의욕을 보였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이 2014년 가을 소득 중심 개편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 뒤 정부는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5년 초에 아예 개편을 백지화했다.

정부.여당이 머뭇거리는 동안 주도권은 야당으로 넘어갔다. 급기야 지난달엔 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정부.여당에 건보 개혁을 촉구하는 일까지 있었다. 서울대병원장 출신인 성 이사장은 "(내년 대선) 표심을 의식해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면 건보 부과체계에 있어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나 성, 연령 등에 건보료를 매기는 불합리한 부분을 지역가입자부터 단계적으로 개편하면 박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당이다. 대선 전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각오로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건보 재정은 당장은 흑자다. 그러나 오는 2019년부터 당기적자가 나기 시작해 2025년께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예측이다. 국민연금은 조기 고갈을 우려해 덜 받고 더 늦게 받는 식으로 몇 차례 손을 봤다. 그 덕에 간신히 2060년으로 고갈 시기를 늦췄다. 이에 비하면 건보 재정을 대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지나치게 한가하다.

두 야당의 개편안은 포퓰리즘 냄새가 난다. 예컨대 민주당은 민주당안이 관철되면 보험료가 평균 20% 떨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선전한다. 국민의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가 내는 보험료가 월 4만7060원에서 8009~1만6018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편안이 요술 방망이가 아닌 다음에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연금이든 건강보험이든 사회보장 개혁은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야당 개편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정부.여당이 구경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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