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파이낸셜뉴스
2016.11.17 17:10
수정 : 2016.11.17 17:10기사원문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석상 드레스코드는 너무나 유명하다. 검은색 터틀넥 니트에 청바지 그리고 뉴발란스 모델 993 운동화. 뉴발란스 운동화는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즐겨 신었다 해서 '대통령의 운동화'로도 통한다. 1906년 영국계 이민자인 윌리엄 라일리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경찰, 소방관, 우체부를 위해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신발을 연구하다가 닭이 세 개의 발가락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일리는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아치 서포트'를 개발, 운동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108년 역사의 미국 스포츠 브랜드인 뉴발란스는 경쟁사인 나이키, 아디다스와 달리 운동화의 편안함과 기능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마케팅도 남다르다. 나이키는 경쟁과 사회적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한다. 그러나 뉴발란스는 보통 사람의 일상 속 성취를 중시하며 평범한 시민을 광고모델로 쓴다.
대부분의 뉴발란스 운동화에는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표식이 크게 새겨져 있다. 뉴발란스는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 5개 생산공장을 두고 운동화의 70%를 생산한다. 고집스러운 '미국 내 생산'이야말로 뉴발란스의 핵심 가치라고 할 만하다. 미국 소비자는 뉴발란스를 구매하면서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한다.
가장 미국적인 기업,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기업이 갑자기 격렬한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대선 이후 미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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