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시속 64km로 달리더니 '꽝'..한국GM 부평 기술연구소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2016.11.29 15:35
수정 : 2016.11.29 15:35기사원문
【부평(인천)=이정은 기자】 29일 인천 부평에 위치한 한국GM 기술연구소. 충돌시험장 내에 경고음이 울리더니 검은색 신형 말리부 한 대가 180m 트랙을 시속 64km 속도로 달려왔다. 푸른색 변형구조물(허니컴)에 차량 좌측이 강하게 부딪치더니 부품이 사방으로 튀었다. 순식간에 범퍼는 떨어지고 후드는 찌그러졌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니 유리에는 금이 가 있었고,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 모두 다 터져 있었다.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충돌 안전성을 알아보는 '40% 옵셋 부분 정면 충돌 실험'이었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가 1000만 시간 이상의 시뮬레이션과 2832건의 내부 스펙 검증 등을 거쳤다며 오는 12월 6일 발표되는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에서 1등급을 무리 없이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충돌시험장 뿐만 아니라 에어백 성능평가랩, 전 연령대의 인체를 본뜬 테스트 더미들이 모여있는 더미웨어하우스, 슬래드시험실 등을 둘러봤다. 더미와 이동대차의 경우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 법규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구비돼 있었다. 때문에 한국 신차안전도평가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일본 규정에 맞춘 검사도 가능하다는 것이 한국GM의 설명이다.
이어 말리부가 생산되는 부평 2공장도 둘러볼 수 있었다. 조연수 생산부문 부사장은 "부평 2공장은 1950년대 후반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시작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로얄 프린스 등 로얄 시리즈와 에스페로, 토스카 등이 이곳에서 생산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평2공장에서는 말리부 뿐만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캡티바와 안타라(수출용 모델) 등 3개 모델이 생산되고 있었다. 이 공장은 2만8984㎡ 규모로, 시간당 32대가 생산된다.
부평 2공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 2~3일 밖에 가동이 되지 않는 등 정상적인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인기모델인 신형 말리부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임시 공휴일은 물론 하계 휴가까지도 반납한 채 주야 2교대로 생산을 진행할 만큼 특근과 잔업이 늘어났다. 또 지난 9월 한국GM이 노사 간 교섭을 마무리함에 따라 말리부의 생산이 정상화 돼 과거 최대 넉달까지 소요되던 고객 인도 기간을 한달 이내로 단축됐다.
이곳에서는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는 말리부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으로 수출되는 말리부도 생산되고 있었다. 말리부는 지난 8월부터 중동 지역 국가들에 본격 선적을 시작했으며, 8월부터 10월까지 월 평균 1000대 이상이 선적되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0~200%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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