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텀블러 폭발물' 용의자는 20대 대학원생

파이낸셜뉴스       2017.06.13 22:37   수정 : 2017.06.13 22:37기사원문
"평소 불만에 앙심"… 교수겨냥 '못폭탄'
피해교수 손.얼굴 등에 화상.. 한때 테러의심 군.경 출동





13일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사제 폭발물이 터져 교수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제폭발물을 제조한 용의자는 경찰에 검거된 상태다. 용의자는 부상당한 교수 소속 학과의 20대 대학원생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악한 폭발물, 내부에는 화약과 나사못

경찰, 학교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께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 연구실인 제1공학관 479호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김 교수가 부상을 입었다. 그는 연구실 앞에 놓인 종이가방을 연구실로 가져가 가방에 들어있던 종이박스를 여는 순간 상자 내부에 있던 텀블러 형태의 사제폭발물이 터졌다.

이 사고로 김 교수는 얼굴, 목, 손 부위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으며 2주가량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김 교수는 안면부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입원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안강현 연세대 대외협력 차장은 "폭발물로 의심되는 박스는 폭 20㎝ 크기의 종이박스로, 택배박스가 아닌 보통 종이 박스"라며 "한쪽 면만 터져 터진 부분은 새까맣게 그을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직원 70여명을 현장에 급파, 공학관을 폐쇄한 뒤 학생, 교수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오전 9시10분께 경찰특공대 폭발물분석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등이 현장에 투입돼 폭발장치 등 현장 잔류물을 토대로 분석에 들어갔다.

군 당국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위험성 폭발물 개척팀(EHCT) 20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TIIC) 역시 테러 및 대공 용의점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제1공학관 출입 통제는 사고 발생 4시간여 만인 낮 12시36분께 폭발사고가 발생한 4층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 해제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특공대 분석팀이 사고 현장의 잔해들을 수거해 1차 분석을 마친 결과,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제작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조악한 폭발물로, 커피 텀블러 속이 폭발 촉매인 화약과 나사못이 채워져 있었다"며 "사제 폭발물 형태를 갖추긴 했으나 텀블러 내부 화약만 연소됐고 작은 나사가 비산(飛散)되지는 않아 김 교수의 피해 형상도 화상"이라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20대 대학원생

이날 경찰은 김 교수 소속 학과의 대학원생(25)을 용의자로 긴급체포했으며 서울 서대문경찰서로 압송해 조사를 벌였다. 용의자는 평소 피해 교수에게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발물 정밀 분석과 함께 교내 폐쇄회로(CC)TV를 확보, 폭발사고 발생 전후 연구실을 오간 사람 및 피해 교수 주변 수사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한국테러학회 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테러가 유럽이나 중동 등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국제안보환경이 변하고 국제화, 다문화 시대가 되면서 우리도 테러 노출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허술한 사제폭발물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발달하면서 인터넷 검색 몇 번만으로 사제폭탄 제조법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한시라도 빨리 견고한 경계태세를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최용준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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