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수출, 선박수출 부진이 복병

파이낸셜뉴스       2017.09.06 17:14   수정 : 2017.09.06 17:14기사원문
상반기 선박수출 29.7% ↑ 8월 들어 25.8% 감소세로
작년 수주물량 급감에 타격.. 내년까진 부진 이어질 듯





올해 하반기 선박 수출부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선박 부문은 반도체와 함께 올해 상반기 한국 수출을 주도했다. 수출과 경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박 수출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달 선박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의 선박 수출 호조에 따른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내년까지 선박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8월 선박 수출 감소로 전환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보고서에 따르면 8월 선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 선박 수출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 수출을 이끄는 양대 축이다. 올 상반기 전체로 봤을 때 선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어났다. 이어 지난 7월에는 60억1000만달러의 선박 수출이 이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 219.7%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선박 수출 증가세에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선박 수출은 조선소가 배를 완성해 발주처에 인도할 때 통관을 해야 실적으로 잡힌다. 수주 이후 선박을 건조하기까지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 정도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선박 수출수치는 세계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던 지난 2015년 상반기 이전에 수주한 물량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올 하반기 선박 수출은 지난 2015년 하반기와 지난해 수주한 물량이 수치화된 것이다. 문제는 이후 지난해까지 사상 최악의 선박 수주절벽을 겪었다는 점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조선업계 신규수주 규모는 지난 2014년 128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서 지난 2015년 1066만CGT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에 182만CGT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급감한 수주물량이 최악의 실적으로 바뀌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선박 수출은 지난 2015∼2016년 중 수주 감소 및 잔고 소진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수지상 수출지표는 통관이 기준이 된다. 지난 2015년 수주한 신규 선박이 2년에 걸쳐 완성되고 수출이 이뤄지는 올 상반기에 대거 수출로 잡히게 됐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선박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에야 회복 가능

올 하반기 선박 수출이 부진을 보이면 전체 수출 증가폭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국제수지 내 수출총액 지표에서 선박을 제외한 수출 증가율은 지난 1월 13.4%에서 2월에는 24.2%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 6월과 7월은 9%대로 내려앉아 한자릿수 증가 폭에 머물러 있다. 착시효과가 있는 선박을 제외한 수출에서는 개선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선박 수출이 제자리를 찾는 시점은 오는 2019년께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은 올 상반기에 가까스로 수주절벽에서 벗어났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올해 1~8월 국가별 수주실적은 우리나라는 348만CGT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주가 수출지표로 잡히기 위해서는 1~2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해양플랜트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해양플랜트 인도 일정에 따라 선박 수출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오는 2019년 이후 글로벌 시장 상황 개선 및 최근 수주 증가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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