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소비 '스몰럭셔리' 열풍
파이낸셜뉴스
2017.12.19 17:50
수정 : 2017.12.19 17:50기사원문
작은 명품.예쁜 먹거리 등 자기만족 중시한 소비형태 니치향수.백 참 인기몰이
#1.직장인 김지민씨(27)는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의 스카프를 구입했다. 연말을 맞아 1년동안 수고한 자신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김씨는 "이 브랜드 가방은 하나에 1000만원이 넘지만 스카프는 30만원 안에서 살 수 있다"며 "명품 브랜드가 주는 차별성을 적은 금액으로 느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한민기씨(28)는 나홀로 공연 관람을 즐기는 '혼공족'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공연 관람을 가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입장료와 함께 밥값 등 부가적인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이유다. 더불어 혼자 조용히 관람하는 게 고 집중도 잘되고 맘도 편안하다고 말한다.
연말 선물시즌을 맞아 '스몰럭셔리' 바람이 거세다. 스몰럭셔리는 고가의 명품 대신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 비교적 작은 제품에서 사치를 부리는 것을 뜻하는 소비형태다. 가격 자체보다는 자기 만족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혼자 하는 소비 '1코노미'의 성장과도 연관이 있다. 작은 명품이나 예쁜 먹거리를 비롯해 혼공(혼자 공연).혼행(혼자 여행) 등 스몰 럭셔리 소비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다.
■향수.백 참 등 인기몰이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브랜드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치는 겨울 시즌 가방에 달 수 있는 악세서리인 백 참을 출시했다. 가격은 3만5000원 선으로 비싸지 않다. 브랜드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 출시한 소가죽 카드지갑 역시 10만8000원선으로 구입할 수 있다.
작은 제품에서 최대한의 만족감을 얻으려다보니 희소성이 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난다.일반적인 화장품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향수와는 달리 플로럴.머스크 등 천연향을 사용해 희소성을 높인 '니치향수'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니치향수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16.8% 신장했다. 같은 기간 샤넬, 불가리 등 전통적인 향수 브랜드 판매신장률(9.6%)에 비해 훨씬 높다.
백화점 업계관계자는 "스몰럭셔리 상품은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다는 만족감은 크지만 가격 부담이 작아 인기가 높다"면서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 속으로 들어온 스몰럭셔리 소비
'스몰 럭셔리' 소비는 단순히 패션.화장품 등에 그치지 않는다. '나를 위한 소비' 유행을 타고 생활용품이나 문화생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CJ오쇼핑에서는 최근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의 '티메이커'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홈쇼핑에서 구입하기엔 가격대가 있는 사치용품이지만 방송마다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누적주문금액만 약 200억원, 판매갯수는 17만개에 달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스몰 럭셔리를 즐기는 트렌드가 생활용품으로도 확장된 것"이라며 "일반 주전자보다 디자인이 우수하고 일상생활에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기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은 혼공족과 혼행족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예정된 공연 및 콘서트 예약 판매를 분석한 결과 1인 티켓 예매 비중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또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출발하는 해외 항공권 구매도 1인 여행, 이른바 혼행족 비중이 48%에 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몰 럭셔리는 적은 비용과 수고로 최대한의 만족을 원하는 이른바 '가성비'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젊은 층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불경기가 지속되는 한 스몰럭셔리 소비풍조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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