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없다" 시리아 여성의 심각한 결혼난
파이낸셜뉴스
2018.03.16 08:28
수정 : 2018.03.16 08:28기사원문
내전으로 여초 현상 확대, 경제난 겹쳐 결혼 기피
내전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시리아 젊은이들의 고충을 AFP 등 외신이 전했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대학에 다니는 여대생 샤밀 누르(30)는 결혼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7년째 지속되는 내전으로 20대 남성 수가 급격히 줄었다.
누르는 "전쟁 전만 해도 매주 남성들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기혼자와 노인들 뿐. 결혼은커녕 만날 상대도 없다. 이대로 혼자 늙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시리아 사회에서 시리아 여성은 20대 중반 즈음 결혼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내전으로 34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많은 또래 남성들이 집과 가족을 떠나 전쟁터에 나가 있다. 전쟁에 나가지 않은 남성들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분위기다. 때문에 시리아 여성의 결혼 적령기는 해가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다마스쿠스 대학 심리학과의 살람 카심 교수는 "내전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시리아 젊은이들의 결혼관까지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250억 달러(약 2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스카이프(Skype) 결혼'이라는 신풍속도 생겨났다. 스카이프 화상 전화로 다른 지역 혹은 해외 남성과 맞선을 보는 것이다.
다마스쿠스에 사는 의대생 문차 칼라스(26) 는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시리아에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당분간 결혼 계획이 전혀 없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아내보다 비행기 티켓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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