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술탄
파이낸셜뉴스
2018.06.25 17:02
수정 : 2018.06.25 17:02기사원문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은 1299년 유목민인 투르크족의 부족장 오스만 1세가 주변의 세력을 모아 세운 나라다. 오스만 왕조는 대를 거듭하며 영토를 확장했고 1453년 당시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이스탄불로 바꾸며 수도로 정했다.
오스만투르크는 이후에도 발칸반도와 소아시아, 흑해, 에게해, 지중해를 차례로 접수하며 1700년대에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을 다스리던 통치자가 바로 술탄이다. 술탄은 원래 중세시대 최고의 종교적 지도자 칼리프가 임명하는 지방 부족장 정도였다. 하지만 술탄이 중심이 된 오스만투르크가 세력을 확장, 주도권을 잡으면서 14세기부터 이슬람 세계 최고 지도자로 위상이 치솟았다. 술탄은 칼리프의 지위를 동시에 누리며 유럽의 근세시대를 호령했다. 술탄의 통치는 마지막 술탄인 압둘 마지드 2세가 국민대의회에 의해 술탄 자리를 빼앗긴 1922년까지 이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중심제 개헌 후 처음으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에르도안은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 책무를 맡겼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에르도안은 이번 선거를 통해 초장기의 제왕적 대통령 집권 기반을 잡았다. 작년에 개정된 터키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5년 중임제로 규정했다. 여기에다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치러 당선되면 5년을 더 재임할 수 있다. 잘하면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2003년부터 총리를 지낸 것까지 합치면 30년 이상 통치할 수 있다. 바야흐르 '21세기 술탄'이 나온 셈이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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