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 순탄치 않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

파이낸셜뉴스       2018.07.07 09:01   수정 : 2018.07.07 09:01기사원문
다문화 가정 학생 수 매년 증가하지만..상급학교 진학률 저조해
학교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학교생활 및 문화가 달라서(18.3%)'
다문화가족지원센터, LG연암문화재단 등 이중언어 인재 발굴에 힘써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범한 한국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말투와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 진학에 애를 먹거나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기긴 했지만 인식 개선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 갈수록 증가하는 다문화 학생 수..상급학교 진학률은 낮아

국제결혼으로 인한 초·중·고교 다문화학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은 초·중·고교 다문화학생 수가 2014년 6만7806명, 2016년 9만9186명, 지난해에는 10만938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1만201명(10.3%)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체 청소년에 비해 취학률은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의 진학률은 초등학교 97.6%, 중학교 93.5%, 고등학교 89.9%, 고등교육기관 5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 취학률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고등학교, 고등교육기관에서의 격차는 각각 3.6%P, 14.8%P로 상급학교 진학에서 그 격차는 더 크게 드러났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니트(NEET)족은 18%를 차지했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사교육 비율은 64.2%로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73.6%)에 비해 9.4%P 낮고,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 또한 8.14 시간으로 전체 청소년(9.50시간)에 비해 1시간 이상 적었다.

■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업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

다문화 가정 자녀의 학업중단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7 다문화 학생 학업중단 현황'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초등학생 1.32%, 중학생 2.15%, 고등학생 2.71%가 학업을 중단했다. 고등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의 약 2배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전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2017년 평균 초·중학교 전출률이 4.9%인데 반해 다문화 학생 비율이 30% 이상인 학교의 전출률은 11%에 달했다.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가족부의 '2016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결과,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교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생활 및 문화가 달라서(18.3%)'였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셈이다. 이어 '학교공부가 어려워서(18.0%), '편입학 및 유학준비(15.3%)', '돈을 벌어야 해서(14.4%), '그냥 다니기 싫어서(11.1%)순이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학교에서 차별이나 무시를 받으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옳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는 답변이 44.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모님, 선생님께 말씀드렸다'는 답변은 34.7%,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는 응답은 26.4%를 기록했다.

고민은 주로 친구보다 부모님에게 털어놓는 비율이 높았다. 고민 대화상대로는 친구·동료 33.2%, 어머니 32.2%, 스스로 해결 15.1%, 아버지 9.8% 순이었다. 전체 청소년에 비해 친구·동료와 상의하는 비율은 13%P 더 낮고, 부모님과 상의하는 비율이 15.9%P 더 높았다.

■ 한국어 능숙치 않아 자녀 교육지도 어려워하는 부모

다문화 가정 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어렵다. 한국어 구사에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자녀의 교육 지도는 꿈도 못꾸는 상황. 자녀의 학교 선생님을 만나는 것에도 큰 두려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실제 결혼이민자·귀화자는 한국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문제로 '언어(34.0%)'를 꼽았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언어발달은 가족 구성원과 가정의 여러 요인과 상관이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발표한 '2016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사업' 보고에서 다문화 가정 어머니의 한국어 수준, 한국어 습득 기간, 사회경제적 수준이 자녀의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이중 언어 능력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부터 '다문화가족 자녀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해 다문화가족의 학령기 자녀 성장에 대응하여 성장주기별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심리상담과 진로교육, 봉사활동 및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및 중도입국자녀에게 제공되는 한국어교육, 결혼이민자에게 제공되는 부모교육, 자녀에게 제공되는 자녀생활서비스도 포함된다.

한국방송통신대는 이중언어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다음세대재단은 그림동화를 활용한 이중언어 애니메이션을 보급하고 있다.
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칠드런은 이중언어 교육키트 등 교육 교재 및 교구 보급에 힘쓰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은 언어 인재 과정과 대학생 멘토링을 통해 이중언어 인재 발굴을 지원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한국어 교육과정은 정규반, 심화반으로 운영되는데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증 취득, 발음 교정,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고급 한국어 표현 등에 대해 가르친다"며 "한국어 교육을 통해 결혼이민자·중도입국자녀들의 언어 실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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